칸 前총리 체포에 파키스탄 격분…폭력시위로 6명 사망·수백명 체포(종합)
군경시설 습격에 방화…라디오 방송국 점거도
(서울=뉴스1) 박재하 권영미 기자 = 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가 부패 혐의로 체포된 뒤 이에 반대하는 폭력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파키스탄 정부가 진압을 위해 군대를 배치하는 등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분위기다.
파키스탄 전역에서 일어난 폭력 사태로 현재까지 6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체포되는 등 인명피해도 커지고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칸 전 총리의 지지자들이 "민감한 공공·사유 재산을 훼손했다"며 시위가 가장 격화된 수도 이슬라마바드 등 지역에 군대를 배치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시위로 발생한 소요사태를 두고 "파키스탄 국민들은 그런 장면을 본 적이 없다"며 "이를 용서할 수 없고 폭력에 가담한 사람들은 응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칸 전 총리가 뇌물수수 혐의로 전날(9일) 전격 체포되면서 파키스탄 전역에서 그를 지지하는 군중이 이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섰다. 하지만 시위는 이내 폭력적으로 변했다.
이슬라마바드와 주요 도시에서 시위대와 군경 간 충돌로 최소 6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체포됐다. 시위대는 도로 곳곳을 점거하며 경찰 검문소와 군사 시설 등을 불에 태웠다.
특히 라호르에서는 4000여명이 지역 군사령관 관저를 습격했고 칸 전 총리가 이송된 군사도시 라왈핀디에는 육군 총사령부 입구가 시위대에 포위되기도 했다.
또 페샤와르에서 칸 전 총리의 지지자들은 국영 '라디오 파키스탄' 건물을 급습해 방송 장비를 파손하고 불을 질렀다.
이로 인해 인구가 많은 주인 펀자브에서만 945명이 체포됐으며 경찰 157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폭력사태가 심각해지자 당국은 전국의 학교들에 휴교령을 내리고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접속을 차단할 것을 명령했다.
또 파키스탄 군부는 성명을 내고 파키스탄을 "내전"으로 몰고 가려는 세력에 대해 엄중히 조처하겠다고 경고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파키스탄에서 벌어진 폭력사태를 언급하며 "모든 당사자가 폭력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며 "평화롭게 집회할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칸 전 총리는 이날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 앞에서 부패방지기구인 국가책임국(NAB)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라나 사나울라 파키스탄 내무장관은 "칸 전 총리에게 통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NAB의 소환 요구에 불응해 체포됐다"고 설명했다. 칸 전 총리는 부패와 부당이득 취득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켓 선수 출신인 칸 전 총리는 2018년 집권했으나 최악의 경제 위기와 만연한 부패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더해 외국 관리로부터 고가 선물을 받고 은닉하는 등 100여건이 넘는 부패 관련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4월 의회 불신임 투표로 실각했다.
칸 전 총리는 미국 등 외국 세력의 음모로 총리직에서 밀려났다고 주장했으며 반정부 시위를 이끌다 지난해 11월에는 총격을 입기도 했다.
특히 칸 전 총리는 군부를 여러 번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파키스탄 정치인들은 1947년 건국 이래로 자주 체포되고 투옥되었지만, 칸 전 총리처럼 직접적으로 군부에 반기를 든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파키스탄에서 군부는 최소 3번의 쿠데타를 일으키며 30년 이상 통치해왔다.
분석가들은 정적에게 수많은 죄목을 뒤집어 씌우는 것은 파키스탄의 역대 정부들이 반대자들을 침묵시키기 위한 수법이라고 말한다. 유죄가 확정되면 칸 전 총리는 공직을 갖는 것이 금지돼, 올해 말로 예정된 선거에 나오지 못한다.
다만 아잠 나지어 타라 법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칸의 체포가 정치보복이 아니라고 말했다. 부패방지기구인 국가책임국(NAB)은 "칸 전 총리에게 통지했음에도 그가 NAB의 소환 요구에 불응해 체포됐다"고 설명했다.
jaeha6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사우나 간다던 남편, 내연녀 집에서 볼 쓰담…들통나자 칼부림 협박"
- 13세와 2년 동거, 34회 성관계한 유명 유튜버…아내 폭행·신체 촬영 '입건'
- "남편이 몰래 호적 올린 혼외자, 아내 재산 상속 받을 수도" 가족들 발칵
- "성관계 안한지 몇년"…전현무, 결혼 관련 숏폼 알고리즘 들통
- 아내·두 아들 살해한 가장, 사형 구형하자 "다들 수고 많다" 검사 격려
- "버려달라는 건가" 손님이 건넨 휴지…"가격 올라도 괜찮아" 응원
- 산다라박, 글래머 비키니 자태…마닐라서 환한 미소 [N샷]
- "비싼 차 타면서 구질구질"…주차비 아끼려 '종이 번호판' 붙인 외제차
- 김영철, 민경훈♥신기은 PD 결혼식 현장 공개 "멋지다 오늘…축하"
- "불판 닦는 용 아니냐" 비계 오겹살 항의했다고 진상 취급…"사장, 당당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