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추행 66억 배상 판결에 "부당한 대우 받아…항소할 것"

김예슬 기자 2023. 5. 1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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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 판결까지 최소 1년 걸릴 듯…정치 인생에는 영향력 미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애버딘 공항에 도착하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990년대 중반 성폭행 의혹 사건과 관련한 민사소송에서 패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서는 항소 의사를 드러내며 소송 장기전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10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에 "우리는 항소할 것"이라며 "우리는 판사로부터 매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여자가 누군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변인도 성명에서 "문제가 있는 개인들의 거짓되고 완전히 꾸며낸 주장이 우리의 선거를 방해해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항소할 것이고, 우리는 궁극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항소하기 위해선 판사가 판결에 법을 잘못 적용했고 이것이 자신에게 공정한 재판을 받을 기회를 박탁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이에 이번 소송을 제기한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의 변호사 로버타 카플란은 ABC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트럼프가 항소에서 성공할 기회는 절"대 없다"고 단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항소할 경우 항소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최소 1년이 걸릴 전망이다.

앞서 미국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캐롤을 성적으로 학대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가 있다"며 "500만 달러(약 66억2200만원)를 배상하라"고 밝혔다.

배심원단은 성폭행당했다는 캐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이번 판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적 비위에 대한 주장이 처음으로 법원에서 인정된 것이라 그 의의가 크다.

캐럴은 지난 2019년 자신이 1990년대 중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성폭행당했다고 폭로했다.

남성 6명, 여성 3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캐럴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캐럴을 상대로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판단을 내렸다.

배심원단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폭행 주장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그 여자는 내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사기'와 '거짓말'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게 캐럴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봤다.

작가 E. 진 캐럴이 9일(현지시간)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 청사를 빠져나오고 있다. 이날 앞서 법원 배심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E. 진 캐롤을 성적으로 학대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가 있다"며 "5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을 내렸다.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500만 달러에 달하는 배상금을 지불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는 플로리다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 외에도 미국,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등 12개의 골프용 리조트를 갖고 있다"며 "이 사건이 정치적 반대자들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믿는 지지자들로부터 크라우드 펀딩을 모색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사건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미칠 정치적 영향력은 미미하다는 것이 공통된 평가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평결은 언론에는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만, 미국인 대부분은 이 평결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공화당 전략가 포드 오코넬도 "트럼프는 늘 그와 함께할 지지 기반을 갖고 있으며, 이번 평결은 지지자들의 결의를 꺾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날 모닝컨설턴트가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또 다른 유력 대선 후보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보다 41%포인트(p) 앞섰으며, 지난 7일 발표된 ABC뉴스/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에서도 28%p 앞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4일(현지시간) ‘성관계 입막음’ 등 34개 중범죄 혐의 기소인부 절차를 위해 뉴욕 맨해튼에 있는 형사법원에 도착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반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판결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출마하지 말아야 할 이유로 꼽았다.

공화당 전략가 더그 헤이는 자신의 트위터에 "공화당원들이 트럼프를 단번에 버릴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적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공보국장을 지낸 알리사 파라 그리핀도 트위터에 "이 사람에게서 떨어져라. 도덕적으로 변호할 수 없다"고 썼다.

아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는 "이날 평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할 수 없는 행동의 또 다른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양한 사법 리스크에 처해 있다.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입막음용으로 돈을 지불한 사건과 관련해 역대 전·현직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 기소됐으며, 1·6 국회의사당 폭동 사건, 조지아주 선거 개입 사건,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사건 등으로 조사받고 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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