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어려울수록 직원에게 투자해야 하는 이유[김광진의 경영 전략]
[경영 전략]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단어의 의미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이제는 너무도 익숙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표현한 ‘영구적 위기(permacrisis)’라는 단어가 있다. 2022년 영국의 콜린스 사전에 등재된 단어다. 코로나19 사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후 변화 등 예측하지 못하는 위기들이 계속되면서 그 심각성을 표현한 것인데 그 무게감이 상당하다.
이런 불안과 불안정의 상황이 지속되는 환경에 둘러싸인 어떤 기업들은 치열한 경쟁에서의 생존을 위한 싸움을 하고 있고 또 어떤 기업은 현실적인 위기감을 기회로 바꿔 또 다른 성장을 꿈꾸며 비전을 제시하며 매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다양한 산업에 있는 기업들과 교육·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경영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필자가 느끼는 기업의 움직임과 대응은 두 갈래로 확연하게 구분된다. 마치 양극화의 현상과 비슷한 것 같다.
줄이지 말 것을 줄이는 게 문제
한쪽은 모든 것을 줄여 나간다. 이른바 원가 절감 방식의 솔루션이다. 과거 20~30년 전의 생산성 자체가 중요했던 시기에는 그게 생존의 동력이었던 것은 맞지만 지금 기업의 성장과 비즈니스 성장 방식에서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진짜 문제는 줄이지 말아야 할 것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임직원들의 사고와 역량을 넓히고 잠재력과 가능성을 개발하는 교육과 훈련이다. 어떤 경영자에게는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기는 하다. 단기적으로는 지출되는 비용이 줄어드는 것을 데이터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은 그때부터 멈추기 시작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른 한쪽은 그 반대다. “어려울수록 직원들의 교육과 역량 향상에 투자해야 한다.” 경영학의 구루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조지 앤더슨의 말이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매년 매출이 1억 달러 이상인 세계 최고의 기업들의 공통점은 바로 지속적으로 직원들의 교육과 역량 향상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경영학의 구루인 톰 피터스도 조지 앤더슨과 마찬가지로 “어려울수록 직원들의 교육과 역량 향상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피터스는 또한 “최고의 기업들은 직원들을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여기며 그들의 역량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높은 수준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경험을 했거나 중요성을 간파하고 있는 기업들은 최근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는 우수한 인재를 유지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고 임원부터 직원까지 밀도 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한층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임원부터 주니어까지 조직의 미래 성장을 위한 사고를 넓히고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그 현장에 가 보면 분위기가 매우 에너지가 넘치고 대화의 내용들이 긍정적이고 건설적이며 희망적이다.
이러한 기업들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의 경쟁력 차이는 얼마나 클까.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불 보듯 뻔하다.
그렇다면 어떤 역량을 갖추고 어떤 학습에 집중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미래 리터러시’다. 쉽게 말해서 미래의 사회와 기업, 비즈니스에서 발생할 문제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해석 능력이다.
현실과 미래를 연결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술의 발전이 어떻게 사회와 경제적 변화를 가져올지, 인공지능(AI)이 일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예측하고 구상하며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을 생각해 보는 시각과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너무도 당연한 미래 준비가 아닐까 싶다.
미래 리더십과 역량을 키우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설계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중점을 뒀던 콘셉트와 핵심 중에서 미래 리터러시를 갖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세 가지만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기준은 미래에 둔다. 생각과 판단 그리고 학습의 전제를 미래 시점에 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래를 위한 역량을 쌓는다기보다 “당신은 미래의 최고경영자(CEO)이자 경영자입니다”라고 선언하고 진행하는 방식이다.
당연히 모든 내용과 고민 그리고 의사 결정이 미래 관점에서 이뤄지다 보니 그 의미가 참 색다르다. 이런 기획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구성과 케이스, 토론을 위한 시나리오 등도 모두가 미래의 경계선에서 다뤄 볼 내용들로 구성하게 된다.
호기심은 인간의 초능력
둘째 요소는 문제를 찾는 능력에 더 집중한다는 것이다. 미래 리터러시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인식하고 찾는 능력이 필요하다.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과 지식 그리고 툴들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조직 그리고 비즈니스의 문제들이 풀리고 있는지 물으면 대답이 시원하지 않다. 여러 이유 중 본질적인 것 하나만 짚어 보면 이렇다. 그게 바로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모르거나 문제의 핵심이 아닌데도 문제의 원인이라고 그냥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기존에 해석하고 있던 그대로 말이다.
문제를 다시 보고 정말 풀어야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찾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다. 이런 문제를 찾고 바라보고 탐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토론과 훈련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셋째 요소는 호기심이다.
“호기심은 인간의 초능력이다. 열린 마음과 무한한 호기심을 가지고 배움을 지속해야 한다.”
천체물리학자로 유명한 스티븐 호킹 박사의 말이다. 호기심은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알아보려는 욕구나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호기심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나 경험을 얻을 수 있고 세상을 더 잘 이해하고 더 많은 가능성을 열게 되는 것이며 학습과 성장을 필수적인 요소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호기심이 있는 사람들은 더 많은 경제적 성공을 이루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는 호기심이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회를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호기심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더 많은 협력을 하며 공동체에서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호기심이 공동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한다.
호기심은 기업의 성과와 성장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 세계 2000명의 기업 관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쌔스(SAS)의 통계에 따르면 호기심이 조직에 주는 영향은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
호기심을 가진 인재들로 구성된 조직에서의 효율성과 생산성은 65%, 협업과 팀워크 강화에는 58%, 직원 참여와 직무 만족도 향상에는 58%, 불확실한 시기를 이겨낼 유연성과 적응력은 56%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결과를 볼 수 있다. 물론 보다 창의적인 사고와 솔루션에 주는 영향은 당연하다. 호기심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사람이 미래다”라는 우리 귀에 익숙한 광고 카피가 있다. ‘인재를 어떻게 확보하고 육성해 나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경영진과 리더는 답을 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성장과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갈 미래 인재가 우리 조직에 늘어난다면 게임은 이미 끝난 것일 수도 있다.
김광진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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