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주 불황 속 K-조선은 ‘탄탄’…“장기전 대비해야”

박순엽 2023. 5. 1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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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글로벌 고금리 기조 등으로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국내 조선업계는 건조량을 웃도는 수주실적을 기록하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 상황이 어려워진 데다 선박 환경 규제 시점이 늦춰지면서 올해 전 세계 발주량이 줄었다"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 역시 절대적인 양을 기준으로 했을 땐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세계 시황의 부진을 고려하면 비교적 양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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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월 수주잔량 3845CGT…작년 말 대비 2.5%↑
건조량 웃도는 수주실적…‘선별 수주’ 수익성 강화
조선소 인력 부족은 문제 “20년 장기전 대비 필요”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올해 초 글로벌 고금리 기조 등으로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국내 조선업계는 건조량을 웃도는 수주실적을 기록하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환경 규제에 따른 선박 교체 수요가 장기간 이어지리란 전망에 따라 인력 양성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료=클락슨리서치)
늘어나는 수주잔량…“韓 수주량 비교적 양호”

11일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국내 조선사의 수주잔량은 3845만CGT(표준선환산톤수)로 지난해 말(3750만CGT) 대비 2.5% 증가했다. 이 같은 수주잔량 증가는 올해 들어 선박을 건조한 양보다 수주한 양이 더 많았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최근 고금리에 따른 선박금융 조달과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선박 발주를 줄이는 추세에서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잔량이 늘었다는 점은 의미가 깊다는 게 업계 평가다. 올해 4월까지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43.7% 감소한 1011만CGT로 집계됐다.

국내 조선업계는 전반적인 수주 불황 속에서도 올해 4월까지 전 세계 수주량의 36%인 364만CGT를 수주하며 중국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전체의 50%인 501만CGT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조선사들은 현재 초대형 컨테이너선·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하는 이른바 ‘선별 수주’ 전략을 펴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의 올해 수주 물량 중 컨테이너선과 LNG 운반선이 차지하는 비율은 70%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 상황이 어려워진 데다 선박 환경 규제 시점이 늦춰지면서 올해 전 세계 발주량이 줄었다”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 역시 절대적인 양을 기준으로 했을 땐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세계 시황의 부진을 고려하면 비교적 양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한 인력난…“내국인 고기능 인력 양성 필요”

다만 국내 조선업계의 건조량 증가 속도가 과거 수주량 증가 속도에 미치지 못하면서 조선소 인력 문제가 업계 걸림돌이 되리란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올해 들어 인력 부족에 따라 인도 예정 일자에 적기 인도가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 일부 발생하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국내 조선사들은 단기적 대안으로 해외 용접기능 인력 도입을 늘리고 있지만, 앞으로 산업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 유지를 위해선 장기적으로 국내의 젊은 세대 인력을 양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시급한 생산물량은 외국인 인력 도입에 의존한다고 하더라도 국내 젊은 세대들에게 기피 대상이 된 조선업 이미지를 바꾸고, 안전 환경·처우 개선 등으로 내국인 고기능 인력을 양성하는 노력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재 조선 일감 증가가 일시적이고 단기에 그칠 현상이 아니라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상 환경 규제가 단계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선박으로의 교체 수요가 20여년에 걸쳐 나타나리란 전망이다.

양 수석연구원은 “국내 조선업계는 20여년의 장기전에 대비해 젊은 세대에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경쟁국 대비 생산경쟁력 우위를 지킬 방안을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며 “이러한 노력이 조선산업이 국내에 존속할 수 있을지 판가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엽 (s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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