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오심' 후 무기한 강등, 그런데 또? 전준우와 충돌한 이영재 심판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올해 사직 롯데-KT 위즈전에서 역대급 오심을 저지른 뒤 무기한 2군 강등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던 이영재 심판이 롯데 전준우와 충돌할 뻔했다.
이영재 심판은 올 시즌 초 KBO로부터 무기한 퓨처스리그 강등과 100만원의 벌금형의 중징계를 받았다. 당시 함께 심판으로 출전했던 장준영 주심과 김익수 1루심, 김정국 3루심, 윤상원 대기심도 100만원의 벌금 및 경고를 받았다. 사유는 지난달 8일 사직 롯데와 KT전에서 벌어진 오심 때문이었다.
당시 상황은 이러했다. KT가 2-0으로 근소하게 앞선 4회초 2사 1, 3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김상수가 친 타구가 2루심 이영재 심판의 몸에 맞고 튀었다. 이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았고, 1루 주자가 3루에 안착했다. 타자주자 김상수는 2루수 방면의 내야안타로 기록됐다. 하지만 이 자체가 문제였다.
야구규칙 5.06(c) 6항은 '내야수(투수 포함)에게 닿지 않은 페어 볼이 페어지역에서 주자 또는 심판원에게 맞았을 경우 또는 내야수(투수 제외)를 통과하지 않은 페어 볼이 심판원에게 맞았을 경우-타자가 주자가 됨으로써 베이스를 비워줘야 하는 각 주자는 진루한다'고 명시돼 있다.
즉 '볼데드' 상황으로 1루 주자는 3루가 아닌 2루에 안착, 3루 주자는 그대로 있어야 했다. 심판진들은 1루에서 3루로 향한 박경수는 2루로 보냈다. 여기까지는 맞는 판정. 하지만 그대로 3루에 놔뒀어야 할 조용호의 득점은 인정해버린 것이다. 결국 KT의 2-0 리드 2사 1, 3루로 이어졌어야 할 상황이 3-0 1사 1, 2루가 됐다.
경기가 끝난 뒤 심판진들도 오심을 인정했고, KBO도 이를 묵과하지 않았다. KBO는 오심이 벌어진 이튿날(8일) 당사자 이영재 심판을 비롯해 같은 조에 속해 있는 모든 심판들에게 벌금과 함께 경고 징계를 내렸다.
그런데 이영재 심판을 둘러싼 오심이 또 발생했다. 징계를 마치고 1군으로 복귀한 이영재 심판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의 주심을 맡았다. 여기서 석연치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롯데가 3-0으로 앞선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롯데 전준우가 두산 김명신의 5구째에 141km 몸 쪽 직구에 삼진을 당했다. 중계 방송에 나온 것을 볼 때 공 1.5개는 빠져 보였고, 스트라이크존 코너보다는 타자의 배터박스와 가까워 보였다. 삼진을 당한 전준우는 고개를 저으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으나, 별다른 어필 없이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문제는 이닝교대 시간에 발생했다.
전준우의 어필이 있었던 것인까. 이영재 심판은 8회말이 끝난 뒤 롯데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배영수 투수코치와 래리 서튼 감독이 급하게 뛰어나와 이영재 심판을 말렸고, 더그아웃에 있던 전준우도 감정을 드러내며 맞섰다. 그리고 박흥식 수석코치가 이영재 심판을 다독인 후에야 상황이 종료됐다.
물론 중계화면에 찍힌 공은 심판이 보는 각도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카메라의 각도에 따라 공의 궤적과 도착 지점이 달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브먼트가 큰 변화구도 아니었고, 직구가 우타자 배터박스에 더 근접했던 공으로 보였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KBO는 스트라이크존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의 항의가 있을 때 '규정'에 맞게 엄격한 대응을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전준우의 항의가 있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영재 심판이 퇴장을 선언하지 않은 것은 일종의 배려일 수 있다. 하지만 오심을 인지했음도 불구하고 그저 감정적으로 대응했던 것이라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장면일 수밖에 없었다.
[이영재 심판, 전준우에게 삼진 콜을 한 장면,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중계화면 캡처]-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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