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칼린vs나르샤, 法 "美 남성 스트립쇼에서 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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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전용극을 표방한 '와일드와일드'를 상대로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이 제기한 상연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서 박 감독은 '와일드와일드'가 2014년 첫선을 보인 박 감독의 창작 공연 '미스터쇼'의 저작권을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저작권법에 포섭되기 어려운 공연의 연출 등이 박 감독 회사 포킥스엔터테인먼트의 성과이며, '와일드와일드' 측이 이를 도용했다는 주장(부정경쟁방지법상 성과물 도용)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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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전용극을 표방한 '와일드와일드'를 상대로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이 제기한 상연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0부(재판장 임해지)는 지난 4일 박 감독이 공연제작사 더블유투컴퍼니를 상대로 제기한 공연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박 감독이 표절했다고 주장하는 장면이 미국 등에서 이미 존재했던 남성 배우들의 공연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구성이라는 점에서 유사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앞서 박 감독은 '와일드와일드'가 2014년 첫선을 보인 박 감독의 창작 공연 '미스터쇼'의 저작권을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구체적인 몇몇 장면뿐 아니라 '남성 배우들을 출연시켜 그들의 안무와 동작, 연기만으로 성적 매력을 발산시켜 여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의 여성 관객 전용 공연'이라는 각본의 주제와 기획 의도까지 차용했다는 주장이다.
재판부는 "'미스터쇼'에서는 진행자의 대사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와일드와일드'는 진행자를 두고 있지 않고, 배우의 대사가 전혀 없는 넌버벌 퍼포먼스"라고 차이점을 인정했다.
"각 장면의 배치 순서 등 유사한 점은 있다"면서도 "샤워 장면, 제복을 입고 군무를 추는 장면 등은 미국 등의 남성 스트립쇼 '치펜데일쇼'를 비롯해 미스터쇼 각본이 창작되기 전부터 존재했던 공연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구성"이라고 판단했다.
저작권법에 포섭되기 어려운 공연의 연출 등이 박 감독 회사 포킥스엔터테인먼트의 성과이며, '와일드와일드' 측이 이를 도용했다는 주장(부정경쟁방지법상 성과물 도용)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와일드 와일드가 박 감독 회사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 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무단 사용했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와일드와일드'는 여성향 성인 뮤지컬쇼로 2021년 초연됐다.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 나르샤가 첫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됐다. 여성들이 잠이 들면서 환상적인 일탈을 꿈꾼다는 내용으로, 이룰 수 없는 사랑과 판타지, 격정적인 감정, 꿈에서 깨어난 후의 허탈감까지를 담아낸 공연이다.
이후 박 감독은 '와일드와일드'에서 등장하는 런웨이 신, 흰 티와 청바지 신, 랩댄스 신, 제복 신 등 자신의 공연 '미스터쇼' 특정 장면을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박 감독은 "연출자로서 역량은 저작권 측면에서 보호받기 어렵다"며 "연출자 기량을 모방한 부분을 최대한 포섭한 게 부정경쟁방지법상 성과물 도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와일드와일드' 측은 "장르의 유사성만 인정하고 저작권 침해 등은 모두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일반적으로 유사한 장르의 공연에서 통상 나타나는 무대 구성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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