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천국·유럽마을·자연세상… 바로 떠나는 ‘옆동네 해외여행’[박경일기자의 여행]

박경일 기자 2023. 5. 1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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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일기자의 여행 - ‘춘천 & 가평’ 5월에 가기 좋은 숨은 명소
경기 가평의 쁘띠프랑스 뒤쪽 언덕에 조성된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 다빈치’를 대표하는 캐릭터 피노키오 초대형 인형. 뒤쪽 건물이 이탈리아마을 입구인 중세풍의 고성이다. 이탈리아마을에는 피노키오 스토리를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공간이 있다.

쁘띠프랑스 속 이탈리아
기존 ‘프랑스마을’ 2배 크기
중세 古城 콘셉트로 손님맞이
10m 피노키오 동상 등 볼거리

잣향기푸른숲
‘100년 노거수’ 쭉쭉 뻗어
‘가평 팔경’으로도 유명
박하같은 청량함으로 힐링

레고랜드
세계의 명소 미니어처로 구현
호텔 객실까지 피규어 장식
브릭 700만개 미니랜드 눈길

춘천·가평=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역설이다. 여행하기 좋은 계절에는 ‘여행하기 좋은 곳’을 찾기 쉽지 않다. 너도나도 여행하니 도로는 주차장이 되고, 익히 알려진 여행지나 명소마다 행락객들로 북새통을 이뤄서다. 그렇다면 여행하기 가장 좋다는 5월에는 어디를 가는 게 좋을까. 경기 가평과 강원 춘천을 잇는, 수도권에서 가볼 만한 세 곳을 골라봤다. 요즘 ‘핫’한 명소는 다 빼는 대신 다소 억울하게 과소평가됐거나 일신한 면모를 미처 알아봐 주지 않았던 곳, 그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호젓하게 자연을 누릴 수 있는 곳을 택했다.

1. 그동안 몰라봤다… 레고랜드

춘천 중도의 레고랜드가 개장 1년을 맞았다. 레고랜드는 우리나라 최초의 ‘글로벌 테마파크’다. 국내에도 내로라하는 테마파크가 여럿이지만 모두 ‘국산(國産)’으로 다국적 테마파크는 레고랜드가 유일하다. 레고랜드는 전 세계에 딱 10개다. 레고의 나라 덴마크를 시작으로 영국, 독일, 미국,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일본 등이다. 미국에만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뉴욕 등 3곳에 레고랜드가 있다.

지난해 문을 연 춘천 레고랜드는 가장 최근에 문을 연 이른바 ‘신상(新商)’이다. 레고랜드는 레고 본사가 투자하거나 운영하는 건 아니다. 1968년 덴마크 빌룬에 문을 연 첫 번째 레고랜드는 레고 본사가 운영했지만 테마파크 운영 경험이 없어 시행착오를 겪다가 레고랜드를 전문회사로 넘겼다. 이때부터 영국에 본사를 둔 멀린엔터테인먼트 그룹이 레고랜드의 투자부터 설계, 운영까지 직접 총괄하고 있다.

멀린엔터테인먼트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테마파크 운영회사다. 25개국에 140개 이상의 어트랙션(탑승물) 시설과 19개의 호텔, 6개의 홀리데이 빌리지를 보유했다. 씨라이프 부산 아쿠아리움과 서울 코엑스 아쿠아리움도 멀린엔터테인먼트가 소유, 운영하고 있다.

# 오로지 어린이에게 집중을 = 춘천 레고랜드는 멀린엔터테인먼트가 투자하고 설계한 가장 최신 테마파크다. 테마파크의 최신 설계와 기술, 디자인이 적용됐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춘천 레고랜드는 지나치게 과소평가돼 있다. 과소평가된 이유는 유치 단계부터 시공, 개장, 운영 과정에서 끊임없이 불거져 나온 잡음 탓이 크다. 유적지를 훼손했다는 비난도 있고, 과도한 주차비 징수 시비도 있다. 채권시장을 마비시키다시피 한 레고랜드 조성을 위한 지급보증 어음 부도처리 사건도 있었다. 요즘은 춘천 중심상권 쇠퇴의 주범으로 몰리기도 한다. 하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거의 모든 잡음이 레고랜드의 책임이 아니다. 그러니 레고랜드는 억울할 수밖에…. 자세한 사정 얘기는 뒤로 미루고 먼저 레고랜드의 매력부터 살펴보자.

레고랜드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건 ‘생각보다 넓다’는 것이다. 성글게 뚝딱 지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파크 공간이 넓고 다양하며 짜임새 있다. 테마파크는 28만여㎡(8만7000여 평). 여기에 레고랜드 호텔 1만1408㎡(3300여 평)를 합치면 30만㎡(9만여 평)에 육박한다. 서울랜드(28만여㎡)보다 넓다. 실내 테마파크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당치 않지만, 롯데월드 어드벤처와 비교하면 4배가 훨씬 넘는다. 파크 전체가 평지라는 점도 강점이다. 평지의 테마파크에서는 이동이 편리하고 체력 소모가 적다.

레고랜드의 강점은 ‘아이들에게 집중한다’는 것이다. 일반 테마파크는 고객의 스펙트럼이 넓다. 어린이부터 청소년을 넘어 20대 청춘 남녀와 성인까지 겨냥한다. 어트랙션만 봐도 그렇다. 아이들이 탈 수 있는 어트랙션은 열 개 중 한두 개다. 반면 레고랜드는 전적으로 어린이들에게 ‘올인’한다. 어트랙션 거의 전부가 12세 미만 아이들이 탈 수 있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레고랜드가 훨씬 더 넓게 느껴지는 이유다.

# 최신식 파크의 테마공간 = 레고랜드는 7개의 테마 구역으로 구성돼 있다. 레고랜드 호텔이 있는 출입구부터 시계 방향으로 브릭스트리트, 브릭토피아, 레고 캐슬, 레고 닌자고월드, 해적의 바다, 레고시티, 미니랜드 등으로 이어진다. 레고의 조립 부품을 ‘블록’이라고 부르지만 ‘브릭(Brick)’이 맞는 말이다. 브릭스트리트는 레고 브릭으로 구현된 거대한 공간이고, 브릭토피아는 레고 브릭을 마음껏 조립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여기서 믿기지 않을 만큼 크고 정교한 브릭 작품을 만드는 전문가 ‘마스터 모델 빌더’와 함께 레고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캐슬이나 닌자고월드, 해적의 바다 등은 레고의 대표 시리즈를 구현해낸 공간. 시리즈별 배경을 브릭으로 구현해 놓고 캐릭터를 배치했다. 롤러코스터부터 물총놀이, 증강현실(AR) 게임형 어트랙션, 영화상영관까지 다양한 어트랙션도 있다. 가장 인기 있었던 건 시속 4㎞의 전기자동차를 운전하는 레고시티 구역의 ‘드라이빙스쿨’이었다. 만 3세부터 5세 어린이가 대상. 도로 안전비디오를 시청하고 운전 경험을 마치면 레고랜드 운전면허증을 발급해준다.

어른의 눈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공간은 ‘미니랜드’였다. 미니랜드는 전 세계 레고랜드가 있는 자국의 주요 도시와 관광지를 레고 브릭을 이용해 미니어처로 만들어놓은 테마 구역이다. 미니랜드는 레고랜드가 역점을 기울여 조성하는 공간. 레고랜드를 장식하는 데 쓰인 레고 브릭 3000만 개 중 700만 개 이상이 미니랜드에 사용됐다. 디자인하는 데 1년 6개월, 브릭을 맞추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단다. 서울 남산타워와 경복궁, 부산 해운대는 물론이고 춘천, 평창, 강릉 등을 레고 브릭으로 정교하게 재현했다.

# 판타지의 정점, 레고랜드호텔 = 레고랜드의 압권은 레고랜드 호텔이다. 레고 브릭으로 만든 장식과 피규어로 장식한 로비, 흥겨운 디스코 음악이 나오는 엘리베이터, 레고 브릭을 가득 쌓아놓은 해적놀이터, 인기 레고 시리즈 테마로 꾸며진 객실, 대형 레고 피규어가 전시된 레스토랑까지 흥미진진하다. 주어지는 퀴즈를 풀어 객실마다 설치된 보물상자를 여는 이벤트를 비롯해 참여 이벤트도 다양하다.

객실 수는 154개로 적은 편이지만 레고 테마로 화려하게 꾸며진 내부는 문을 열 때 탄성이 절로 나오게 한다. 모든 객실에는 2층 침대가 있는 별도 침실이 있다. 2층 침대는 서랍식 침대까지 꺼내면 3인용이 된다. 자녀 3인까지 추가 비용 없이 함께 묵을 수 있게 한 배려다. 전체 객실 중 7개가 장애인 친화객실이다. 레고랜드의 특징 중 하나는 파크 곳곳에서 장애인에 대한 배려나 성 평등, 환경 등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이다. 야외공간의 피규어는 다양한 인종을 망라한다.

2. ‘유사 유럽여행’ 이탈리아마을

이른바 ‘유사(類似) 유럽여행’ 관광지의 시작을 알린 건 가평의 프랑스풍 테마파크 ‘쁘띠프랑스’였다. 쁘띠프랑스는 8시간 시차에 13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야 만날 수 있는 프랑스 남부 소도시의 풍경을 가평의 청평호반에 감쪽같이 재현해낸 공간이다. 쁘띠프랑스가 처음 문을 연 건 지난 2008년. 페인트 회사를 운영하던 기업인 출신 창업주 한홍섭(77) 회장이 20여 년 동안 100번 넘게 프랑스를 드나들면서 직접 사 모은 그림, 조각, 오르골, 그릇, 인형, 가구 등이 밑천이 됐다. 프랑스풍 건축물을 세우고 프랑스에서 공수해온 소품과 작품을 전시하며 공연 공간도 만들어 지금까지 900만 명에 육박하는 관람객을 불러들이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쁘띠프랑스는 2021년에는 이탈리아를 테마로 한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 다빈치’를 열었다. 쁘띠프랑스 바로 뒤쪽 부지에 이탈리아풍의 중세 고성 콘셉트의 건물을 중심으로 쁘띠프랑스 2배 규모의 이탈리아마을을 조성한 것. 이탈리아마을은 기대 이상이다. 쁘띠프랑스 조성과 운영의 경험 때문인지 쁘띠프랑스보다 공간이 더 다채롭고 전시도 훨씬 더 짜임새 있다. 문을 연 지 2년이 지났지만 코로나19 와중에 개관한 때문인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호젓하기까지 하다. 이탈리아마을은 마을 자체의 매력도 매력이지만 기존의 쁘띠프랑스와 짝을 이루면서 매력의 밀도를 높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른바 ‘시너지’ 효과다.

#이탈리아 고성에 발을 들이다 = 쁘띠프랑스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캐릭터로 삼고 있다면, 이탈리아마을은 피노키오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내세우고 있다. 피노키오가 주연이고, 다빈치는 조연쯤 된다. 이탈리아마을의 랜드마크는 입구 앞에 세워놓은 10.8m짜리 피노키오 거대 동상. 동상 뒤쪽으로 마을의 입구인 성문이 있고, 그 안에 4층 높이의 이탈리아풍 건물들이 서로 마주 보며 연결돼 있다.

성벽을 지나면 제페토 골목으로 들어서게 된다. 피노키오의 아버지이자 목수인 제페토의 이름을 딴 골목이다. 제페토 골목에는 이탈리아에서 공수해온 앤티크 가구와 조각, 그릇, 그리고 베네치아 축제 가면 등을 전시한 몇 개의 공간이 있다. 인상적이었던 건 가면 전시관. 관람객들이 전시된 베네치아 축제 가면을 마음껏 써볼 수 있도록 했다. 제페토 골목을 지나면 마을의 중심인 다빈치 광장이다. 광장을 중심으로 주위를 각기 다른 주제의 전시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6개의 건축물이 에워싸고 있다. 광장을 끼고 있는 건물 뒤쪽에는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지는 무대가 있다. 그 뒤에는 토스카나 지방의 전통 주택과 정원이 있고, 베네치아를 모티브로 꾸민 공간에는 곤돌라를 가져다 물에 띄워놓았다.

#종이접기처럼 겹쳐진 공간 = 이탈리아마을은 전시공간이 다채롭다는 게 특징이다. 한정된 공간임에도 판타지 영화에 등장하는 마술의 방처럼 문을 열면 또 다른 문이 등장하면서 공간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미로처럼 건물 내부를 샅샅이 훑게 만든 동선 덕이다. 이렇게 촘촘하게 동선을 설계한 건 그만큼 보여주고 싶은 전시품의 종류와 숫자가 많아서인 듯하다. 전시를 둘러보다 보면 이렇게 다양한 공간이 한정된 건물 안에 들어서 있다는 게 좀처럼 믿기지 않을 정도다. 지하 2층에서 지상 4층까지 미로처럼 이어진 공간을 따라 ‘피노키오의 모험’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꾸며진 전시관이 하이라이트. 이 밖에도 150년 이상 된 유럽 오르골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고, 토스카나주의 도시 카라라에서 나는 대리석으로 만든 조각상을 모아 전시하는 갤러리도 있다.

건물 지하 1, 2층의 다빈치 전시관도 빼놓을 수 없다. 8개로 구획된 너른 공간에다 다빈치의 설계도를 바탕으로 구현해낸 10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해놨다. 지하 1층에는 동력관과 플라자관, 차륜관 등 3개 전시관이, 지하 2층에는 발명관과 비행관, 해양수력관, 전쟁관, 미디어관 등 5개 전시관이 있다. 다빈치의 작업실을 재현한 공간도 있고, 이국적인 느낌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포인트도 여러 곳이다.

#유럽의 동화나라에서 즐기는 축제 = 어린이들은 이탈리아를 재현한 낯설고 이국적인 공간이 충분히 즐겁겠지만, 어른의 만족도는 관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런 공간에서는 너그럽고 감성적이며 낭만적인 시선이 필요하다. 이국적인 공간의 느낌을 흠뻑 즐기려는 태도가 만족도를 크게 높인다는 얘기다. 쁘띠프랑스와 이탈리아마을이 이달 말까지 여는 ‘유럽 동화나라축제’도 그렇게 즐겨보는 게 좋겠다. 쁘띠프랑스에서는 마임 듀엣 ‘구스따뽀와 허니’가 특별공연을 한다. 외발자전거 타기와 저글링, 퍼펫쇼 등을 하나의 스토리로 엮은 버라이어티 퍼포먼스다. 이탈리아마을에서는 축제 기간 중 주말과 공휴일에 인형극 ‘피노키오의 모험’을 무대에 올린다. 피노키오를 원작으로 만든 국내 최초의 마리오네트 인형극이다. 2016년 10월 첫 공연을 시작해 지난 4월 5000회 공연 기록을 돌파했다. 부대 행사로 쁘띠프랑스에서는 손인형극 ‘빨간 망토’ 공연, 오르골 시연 등을, 이탈리아마을에서는 버블 이벤트 등의 즐길 거리를 마련했다.

3. 고즈넉한 잣향기푸른숲

가평에서 춘천으로 이어지는 46번 국도 주변에 민간수목원의 원조 격인 아침고요수목원과 한화리조트가 운영하는 영국풍 수목원 제이드가든이 있다. 손꼽히는 명소인 남이섬도 있고, 가평 양떼 목장도 있다. 이런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잘 가꾼 정원이나 숲, 혹은 호수 등의 자연을 거느린 대형 카페도 여럿 있다. 일찌감치 널리 알려진 이곳들은 누구나 동의하는 여행 명소다.

사실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극대화하는 조건은 ‘호젓함’이다. 바야흐로 여행의 계절인 이즈음에 이름난 관광 명소에서는 이런 호젓함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자연을 흠뻑 느낄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첫손으로 꼽을 수 있는 곳이 가평의 ‘잣향기푸른숲’이다.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가 운영하는 이 숲은 축령산과 서리산 자락의 해발 450∼600m에 위치한 산림휴양지이자 치유의 숲이다. 숲에는 ‘잣향기’란 이름처럼 수령 100년을 코앞에 두고 있는 잣나무 노거수들이 쭉쭉 뻗어있다. 이곳의 잣나무는 1930년대에 심은 것으로, 축령산 잣나무 숲은 ‘축령백림(祝靈栢林)’이라 해서 가평 팔경 중 하나다.

# 비 온 다음 날의 정취 = ‘잣향기푸른숲’을 방문하는 가장 적절한 타이밍이 있다. 비 온 다음 날이다. 비가 그치고 난 뒤 잣나무 숲의 공기는 박하처럼 청량하다. 비 온 뒤에는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잣나무 사이를 걸으며 느끼는 숲의 향기가 짙다. 촉촉한 습기에서 충만한 생명의 기운도 느껴진다.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도 습도로 더 진해진 듯하다. 잣향기푸른숲의 면적은 자그마치 153㏊(46만2800여 평)에 달한다. 길이와 난이도에 따라 4개의 트레킹코스가 있고, 축령산과 서리산을 오르는 등산코스도 2개 있다. 그중 하나를 골라도 좋지만 그저 잣나무 군락을 따라 타박타박 걷다가 되돌아 나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코스를 딱 하나만 꼽으라면 잣나무 숲을 한 바퀴 도는 5.8㎞의 원점회귀 둘레길을 추천한다.

# 장애인이 걷기 좋은 길 = 잣향기푸른숲 들머리에 ‘무장애나눔길’이 있다. 2019년 산림청 복권기금인 녹색자금을 지원받아 교통약자들이 숲을 느낄 수 있도록 잣나무 숲에 놓은 치유의 숲길이다. 숲길은 600m의 목제 덱에 400m의 돌가루 포장길을 이어 붙였는데, 잣나무 군락을 끼고 이 길을 걷는 기분이 훌륭하다. 평탄한 나무 덱으로 이어진 길이어서 발밑 대신 숲과 하늘을 올려다보기도 하면서 걸을 수 있다. 무장애나눔길이 아닌 원점회귀 둘레길도 대부분 구간의 길이 평탄해 걷기 좋다. 축령산 푸른 숲에는 잣나무 전시관인 축령백림관이 있고, 1960∼70년대 축령산에 실제 있었던 마을터에 너와집 등을 재현해 만든 화전민 마을도 있다. 체질량과 스트레스 등 기초건강체크와 상담을 비롯해 체조 명상 등을 하는 힐링센터와 목공체험을 할 수 있는 잣나무 목공방도 있다.

■ 호수보며 커피 한 잔

쁘띠프랑스와 이탈리아마을에서 내려다보이는 청평호반에는 호수를 끼고 있는 근사한 카페가 곳곳에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경기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의 ‘코리달리스’. 숙소 인터라켄스테이에 딸린 낭만적인 느낌의 카페인데, 호반의 글라스 큐브와 야외 카페에 앉아 호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호수 맞은편 설악면의 스위티안 호텔의 레스토랑 스테이크 하우스(031-581-5301)도 경관이며 분위기가 특별하다. 레스토랑 테이블에 앉으면 창으로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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