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심한날...눈세척액, 식염수로 눈 관리 해볼까? [눈+사람]
하이닥과 비앤빛강남밝은세상안과 의사 4인이 함께 알아보는, 사람의 눈 이야기. 시력을 해치는 질환과 눈 건강을 지키는 다양한 방법을 매주 소개합니다.
미세먼지가 심하면 마스크를 껴서 호흡기를 보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마스크가 코와 입을 보호할 동안 우리 눈은 미세먼지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이유림 원장은 미세먼지가 눈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며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눈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원장에게서 더 자세한 설명을 들어본다.
미세먼지가 눈에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가천대 길병원 안과 김동현 교수 연구진이 진행한 연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연구진이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국소점안제로 치료받은 인천광역시에 거주하는 안구건조증 환자 43명, 총 86안을 대상으로 전향적 연구를 시행한 결과, 미세먼지가 눈물막 파괴시간을 단축시킨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안구건조증 평가 지표인 안구표면질환지수는 점수가 높을수록 안 좋은 상태인데요. 초미세먼지가 1㎍/㎥ 증가할 때마다 안구표면질환지수 점수가 0.378점 증가했습니다. 초미세먼지보다 입자가 조금 큰 미세먼지는 안구표면질환지수 점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미세먼지가 1㎍/㎥ 증가할 때마다 눈물막 파괴시간은 0.028초 단축됐습니다.
또한 고대구로병원의 동물실험 결과, 나흘 연속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각막이 찢어지는 등 안구가 손상될 위험도가 3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기존에 안구건조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린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눈물이 보통 사람들보다 적기 때문에, 먼지를 희석하는 능력이 떨어져 알레르기 결막염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외출이 불가피하다면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것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미세먼지로 인해서 발생할 수 있는 안질환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대기 중에 철, 규소, 구리, 납, 카드뮴, 알루미늄 등의 중금속과 함께 여러 물질이 떠다닙니다. 독성이 강한 대기오염 물질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안구 표면이 자극돼 알레르기성 결막염, 안구건조증, 다래끼 등의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중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미세먼지로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안질환입니다. 안구를 감싸는 결막이라는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며, 눈에 눈곱이 끼고 충혈되며 눈이 가려운 증상이 나타납니다. 증상이 심해지면 결막이 부풀어 오르는데, 이때 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각막 궤양이나 각막 혼탁 등이 나타나 시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또, 미세먼지는 안구건조증도 유발하는데요. 미세먼지가 눈물층의 향상성을 저하해 눈이 건조하고 뻑뻑하며 눈 시림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때 눈을 심하게 비비면 결막뿐만 아니라 각막까지 손상시킬 수 있는데, 각막 손상은 각막염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각막에 난 상처는 시력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고요.
따라서 미세먼지가 심해 눈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불편하다면, 눈을 비비지 말고 인공눈물을 사용해 눈 속에 이물질이 자연스럽게 배출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약국이나 드럭스토어에서 파는 눈 세척액을 사용하는 건 어떨까?
안구 클렌저의 효과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눈 세정제의 정확한 성분을 따져봐야 하지만, 안과에서 적극 권장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특히 이런 제품을 사용하다 보면 순간적인 편리함으로 과도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장기적으로는 건조증 등의 안과 질환을 야기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가 눈물을 흘리면 이물질이 빠져나가고, 눈물 속에 있는 라이소자임이라는 효소는 살균작용을 해서 눈을 보호하는데요. 무분별하게 눈을 세척하면, 눈에 침입한 세균과 싸울 수 있는 항체까지 씻겨나갈 수 있어 문제가 됩니다. 또한, 우리 눈을 코팅해 주는 눈물층 중 기름층이 눈을 촉촉하게 만드는데, 과한 눈 세척은 이를 무디게 할 수 있어 가급적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염수로 눈을 닦아내는 것은 괜찮은지.
생리식염수로 눈을 세척하는 것도 눈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염분과 수분으로 구성된 생리식염수를 사용하면 일시적으로 눈이 깨끗해진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리식염수는 눈물을 구성하는 물질과 PH 농도가 달라서, 장기간 사용하면 눈이 건조해지고 각종 안구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무방부제 인공눈물을 사용해서 눈을 관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유림 원장 (비앤빛강남밝은세상안과 안과 전문의)
엄채화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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