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2030엑스포]④ 韓 기업, 전 세계와 사업기회 열린다

권오은 기자 2023. 5.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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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박람회(World Expo·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로 꼽힌다. 한국은 2030년에 열리는 엑스포를 부산에서 개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엑스포 개최는 국가적인 과제다. 일본의 오사카와 중국 상하이는 엑스포를 거쳐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했다. 엑스포 개최의 의미와 도전 과정을 살펴본다.[편집자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엑스포가 열리던 작년 1월. 한국은 UAE에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인 천궁-II를 수출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미사일과 사격통제소, 레이더, 발사대 등을 수출하는 내용으로 총 4조원 규모였다. 지난해 한국 방산이 역대 최대인 173억달러(약 23조원)의 수출 실적을 세우는데 마중물 역할을 했다.

한국 기업들은 역대 엑스포에서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며 가치를 높여왔다. 부산이 오는 11월 2030년 엑스포 최종 개최지로 선정되면 국내 무대에 전 세계 정부·기업을 불러 모아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그래픽=손민균

한국 기업은 엑스포를 지렛대 삼아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2015년 이탈리아 밀라노 엑스포에서 한국은 ‘한식, 미래를 향한 제안 : 음식이 곧 생명이다’를 주제로 한국관을 운영했다. 당시 230만명의 관람객이 찾았고, 한국관 내 한식 레스토랑에 19만명이 찾았다. 한국의 대(對)이탈리아 농림수산물 수출 규모가 2014년 2600만달러에서 2015년 3300만달러, 2016년 4700만달러로 늘어나는 데 역할을 했다.

엑스포는 한국 기업이 브랜드와 새로운 제품·기술을 알리는 통로이기도 하다. 2010년 상하이 엑스포에서 한국 기업들은 처음으로 ‘기업연합관’을 꾸렸다. 삼성, SK, 현대차, LG, 포스코, 롯데, 신세계, 두산, 효성, 한국전력, 금호아시아나, STX 등 12개 그룹이 참여했다. 기업들은 ‘그린 씨티, 그린 라이프(Green City, Green Life)’를 주제로 에너지 절감 기술과 친환경 제품 등을 선보였다. 총 방문객은 470만명으로 예상 방문객(430만명)을 뛰어넘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가 상하이 엑스포 방문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광고 효과 등을 토대로 추산한 수출 증대 효과는 3년간 57억30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6조3000억원)였다.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 규모는 2009년 867억달러에서 2010년 1168억달러, 2011년 1342억달러, 2012년 1343억달러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2030 부산엑스포 개최 부지인 북항 일대 모습. /부산=곽재순 PD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쉽지 않은 중소기업에도 큰 기회다. 두바이 엑스포 당시 한국관에선 뷰티, 생활용품, 식품 등 국내 유망 소비재 기업 50개사가 판촉전을 진행했다. UAE뿐만 아니라 리비아, 모로코,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 바이어 200여개사와 만나 600여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이후 한국관을 방문한 97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0%가 한국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해 ‘관심이 증가했다(매우+다소)’고 답했다.

국내에서 엑스포가 열릴 경우 그 파급 효과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30 부산 엑스포를 개최하면 엑스포 기간에 약 5050만명의 내·외국인이 부산을 찾고 3480만명이 엑스포를 관람할 것으로 예상한다. 경제파급효과는 61조원(생산 43조원, 부가가치 18조원), 고용 효과는 50만명으로 내다봤다.

기업은 엑스포를 통해 산업의 변화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 중국은 상하이 엑스포에서 재생 에너지를 강조했고 이후 정부 주도의 투자를 강화했다. 2010년부터 10년간 세계 태양광 발전량은 25배 늘고,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데 드는 설비 비용은 82%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최태원(오른쪽 세번째부터 왼쪽으로) 유치지원 민간위원장, 한덕수 국무총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이 지난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인천 정비 격납고에서 열린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래핑 항공기 공개행사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엑스포의 중요성이 큰 만큼 한국 기업들은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회’는 기업별로 전담 국가를 지정해 유치 활동을 벌여왔다. 삼성이 가장 많은 31개국을 맡았고, SK 24개, 현대차 21개, LG 10개, 포스코 7개, 롯데 3개 등이다.

총수들도 직접 나서고 있다. 유치 지원 민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은 유럽과 중남미, 아시아 국가 등으로 출장길에 오를 때마다 현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부산 엑스포 지지를 요청했다. 10대 그룹 총수가 유치 홍보를 위해 찾은 국가만 84개국, 거리는 지구 64.5바퀴(258만6137㎞)라고 한다.

기업들은 지난달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방한했을 때도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전방위로 나섰다. BIE 실사단의 보고서는 171개 BIE 회원국의 개최지 투표에 중요한 기초 자료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실사단 동선 곳곳에 부산 엑스포 유치를 응원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홍보 전시관을 꾸렸다. 실사단의 평가 항목 가운데 국민적 열기와 지지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3월 부산 엑스포 유치위원회 3차 회의에서 “11월까지 우리가 두는 한 수, 한 수가 승패를 좌우한다는 각오로 민관이 한 팀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면 승부수는 곧 승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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