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ERA 압도적 1위…약점이었는데, 왜 이렇게 잘 풀리지?

나유리 2023. 5. 11. 07: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렇게 잘 풀릴 수가 있나.

과거에 선발 경험이 있는 투수지만, 올 시즌은 불펜으로만 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선발용 몸을 만들어놓지 않은 상태.

하지만 이건욱이 4이닝을 3실점으로 버텼고, 5회부터 SSG 불펜 야구의 진수가 펼쳐졌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SSG의 최대 약점으로는 늘 불펜이 지적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 연장 11회까지 가는 승부끝에 SSG가 7대6으로 승리했다. 더그아웃에 있던 서진용, 최주환, 임준섭 등이 환호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5.7/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 SSG 랜더스 경기. 백승건이 투구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5.4/
2023 KBO리그 KT 위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8회초 1사 1,3루 SSG 노경은이 KT 홍현빈을 병살로 막아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치며 환호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5.03/

[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렇게 잘 풀릴 수가 있나. 최대 약점이 최대 강점으로 변했다.

10일은 SSG 랜더스의 '불펜 데이'였다. 원래 로테이션대로라면 이날 광주 KIA 타이거즈전 선발 투수는 커크 맥카티. 하지만 맥카티가 최근 손가락 중지에 고름이 차면서 한 차례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그래서 선발 등판 불과 2~3일 사이에 대체 선발을 공수했다. 2군에서 불펜으로 경기를 뛰고 있던 이건욱이다. 과거에 선발 경험이 있는 투수지만, 올 시즌은 불펜으로만 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선발용 몸을 만들어놓지 않은 상태. 준비 시간도 부족했다. 한계 투구수는 많아야 65구 전후. 김원형 감독도 "이건욱이 4이닝 정도만 막아주면 좋겠다"며 적정선의 기대치를 드러냈다. 선발 자원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오프너'인 셈이다.

하지만 이건욱이 4이닝을 3실점으로 버텼고, 5회부터 SSG 불펜 야구의 진수가 펼쳐졌다. 모든 것이 계산대로 딱딱 맞아 떨어졌다. 1점 차 리드 상황에서 5회 두번째 투수로 좌완 백승건이 등판했다. 최근 승부처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좌완 불펜 요원이자 셋업맨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필승조다. 부침이 있는 날도 있었지만, 이날 백승건은 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KIA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뒤이어 고효준과 노경은으로 이어지는 베테랑 불펜진이 1이닝씩을 책임졌다.

마지막 2이닝. 8회에 등판한 투수는 좌완 임준섭이었다. 임준섭 역시 1이닝을 안타 1개 허용하고 병살타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임준섭은 무려 2020년 8월 11일 이후 1002일만에 개인 홀드를 기록했다. SSG 이적 후 첫 홀드다.

임준섭까지 계획대로 불펜 운영이 진행되자, 마지막 9회말은 마무리 서진용이 책임졌다. 평균자책점 0인 '미스터 제로'이자 리그 세이브 부문 1위. 서진용도 안타 1개 허용했지만 큰 위기 없이 완벽하게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SSG는 대체 선발을 내고도 불펜 데이에 5대3 의미있는 승리를 챙겼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SSG의 최대 약점으로는 늘 불펜이 지적됐다. 지난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하는 과정에서도 유일하게 변수가 많았던 부분이다. 김원형 감독도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마운드 구상에 대해 많은 공을 들였고, 깊은 고민을 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반전이다. SSG는 올 시즌 리그 최고의 불펜을 자랑하고 있다. 성적이 증명한다. 10일 기준으로 SSG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2.18로 10개 구단 중 압도적 1위다.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 중인 불펜은 SSG가 유일하다. 기록상 거의 모든 부문에서 리그 최상위권이다.

사실 불펜 구성에는 변화가 있다. 지난해 좌완 필승조 역할을 했던 김택형이 상무 입대로 자리를 비웠고, 올해는 '뉴페이스' 백승건과 임준섭이 좌완 필승조 역할을 온전히 해내고 있다. 특히나 은퇴 위기까지 몰렸던 임준섭을 테스트까지 거쳐 영입한 것은 지금 시점에서는 '신의 한 수'다. 여기에 베테랑 노경은과 고효준이 중심을 잡고, 고졸 신인 이로운까지 타이트한 상황에서 활용하며 경험치를 훌륭하게 쌓고 있다. 마무리 서진용은 데뷔 이후 최고의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어 뒷문 걱정이 없을 정도다.

분명히 약점이라고 했지만 모든 부분들이 막힘 없이 술술 풀린다. 번갈아가며 '히어로'가 등장한다. 김원형 감독과 조웅천 투수코치를 중심으로 한 마운드 운용도 지난해보다 한층 더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더 좋게 나오는 셈이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