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에 도축장 청소하는 14살 소녀...美노동부가 공개한 충격적 사진
미국 네브라스카주(州)의 한 도축시설에서 청소를 위해 아동을 불법 노동시킨 사실이 적발돼 큰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지난 7일 CBS 방송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60분’을 통해 도축시설에 불법으로 고용된 아동들의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작은 체구의 어린 아이들이 보호복과 안전모, 보호 안경 등을 착용하고 있다. 이들의 손에는 양동이, 청소도구 등이 들려있다.
이 아이들은 야간시간대에 JBS 도축장에서 청소를 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도축장은 미국 쇠고기의 5%를 생산할 만큼 규모가 큰 곳이다. 도축장 측은 밤 11시부터 오전 7시까지 진행되는 청소작업을 위해 외부 업체인 ‘패커스 위생서비스사(PSSI)’를 고용했다. 해당 업체는 억만장자인 스티브 슈바르츠만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블랙스톤 그룹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CBS는 “PSSI는 1만500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으며, 연간 10억 달러(약 1조322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미국 최고의 도축장 청소 서비스 업체”라면서 “아니, 아동학대자일 가능성도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사실은 한 중학교 교사의 신고 덕분에 드러날 수 있었다. 지난해 네브래스카주 그랜드 아일랜드의 월넛 중학교 교사는 손과 무릎에 염산 화상을 입은 채로 등교한 14살 소녀가 있다며 노동부에 신고했다. 노동부는 이 신고를 접수한 이후 PSSI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PSSI는 8개 주의 13개 도축시설에서 13~17세 미성년자 102명을 고용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을 담당한 노동부 수사관 섀넌 리볼레도는 “당시 지역사회에서 미성년자가 야간 근무를 한다는 소문이 퍼진 것 같았다”며 “신고를 한 교사는 화상을 입은 학생들, 밤새 깨어있어서 학교에서 잠만 자는 학생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교사들은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했다”고 말했다.
리볼레도는 아동 불법 노동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JBS 도축장을 찾아갔다고 밝혔다. 그는 “밤 11시 JBS도축장 직원들이 퇴근한 뒤 PSSI 노동자들이 출근하는 것을 지켜봤다”며 “심야에 온 노동자들의 외모에 주목했다. 그들은 체구가 작았고, 어려보였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이 화학물질에 노출된 상태에서 피 묻은 바닥과 위험한 기계들을 닦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이후 자신의 팀과 함께 수색영장을 받아 도축장을 찾아갔고, 그곳에서 아동노동자들을 발견했다.
리볼레도는 “이건 업체의 단순 실수이거나 서류상의 오류가 아니다. 어떤 개인이 벌인 일도 아니다”라며 “야간근무에 13~17세의 미성년자를 고용하는 게 표준 운영 절차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적발된 102명 외에도 훨씬 많은 아동이 고용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PSSI 측은 아동노동자 불법 채용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결국 올해 초 150만 달러(약 20억원)의 벌금을 내야 했다. PSSI는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정기 감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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