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인 칼럼] 대한민국, 일회용 플라스틱의 과소비 사회로부터 벗어나자
지난 3월 한국 그린피스의 '플라스틱 대한민국 2.0'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인 1인당 연간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는 생수 PET병 109개, 일회용 플라스틱 컵 102개, 일회용 비닐봉투 533개, 일회용 플라스틱 배달용기 568개로 나타났다. 네 가지 품목을 더하면 국민 1인당 연간 약 1314개(19.0㎏)의 플라스틱을 소비한 셈이다. 이를 대한민국 국민 전체로 환산하면 약 87만t에 이른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지나면서 비대면 소비, 배달 문화 발달, 온라인 택배 이용 증가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비해 약 20% 정도 늘어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폐기물량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되면서 서서히 일상으로 복귀하고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생활의 편리함을 위해 늘어난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문화와 습관은 코로나가 안정화됨에도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이전의 소비를 줄이기는 쉽지 않다.
일회용 플라스틱의 막대한 소비와 그로 인한 악영향으로 우리 주변 생태계는 위협받고 있으며, 각종 환경오염으로 전 세계가 신음하고 있다. 바다 생물(거북이, 상어, 고래 등)은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을 먹고 죽고 있으며, 새들은 플라스틱 봉투와 조각을 먹이로 오인해 섭취 후 질식하거나 소화 장애로 죽어가고 있다. 바다에서는 인간이 버리거나 방치된 플라스틱 쓰레기가 잘게 쪼개져 분해되면서 미세플라스틱을 만들고 있다. 바다에 사는 각종 물고기와 해양 생물, 어패류는 작고 미세한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게 된다. 결국 먹이연쇄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들의 식탁에 플라스틱 폐기물이 돌아와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게 된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땅에 묻어 매립하면 분해되거나 썩지 않아 수십 년, 수백 년에 걸쳐 오랜 기간 땅속에 남아있게 된다. 특히 플라스틱을 소각하면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기후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오늘도 우리가 종량제 봉투에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는 매립되어 장기간 남아 있거나 소각되어 대기 중으로 매년 수백만t 온실가스를 배출하여 기후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는 지난 70년간 260배 늘어났는데, 대부분 플라스틱 폐기물은 매립이나 소각처리 되고 있으며, 일부는 환경으로 유출돼 강, 하천, 해양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전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의 재활용 비율은 약 10%에 머물고 있고, 우리나라도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거 후 다시 플라스틱 재활용 제품으로 만드는 재활용 비율은 고작 20% 정도에 불과하다.
최근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은 플라스틱 소비와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소비 감축 전략, 환경 유출 저감 방안, 플라스틱의 순환경제 구축과 탄소 중립 등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급기야 2022년 3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 참석한 175개국은 국제사회가 직면한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4년 말까지 최초의 플라스틱 국제협약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금년 5월 말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2차 정부간협상회의를 개최해 플라스틱 국제협약 초안 마련을 준비하게 된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체결되면 일회용 플라스틱 생산 및 사용 제한, 소비 규제 강화, 생산기업에 대한 책임 강화, 재사용과 대체품 개발 확대, 오염 예방 강화 등이 예상된다.
이제 우리 사회는 현 세대와 다음 세대를 위해 탈 플라스틱 사회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할 때이다. 일회용 플라스틱의 소비를 줄이는 것이 플라스틱 오염으로부터 벗어나는 첫걸음이다. 우선 개인이 일회용 플라스틱의 소비를 줄여 나가는 것이다. 또한 기업도 일회용 플라스틱의 생산을 줄여나가야 하고, 재활용 되거나 재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제품으로 설계해 생산하거나 일회용 대체품을 생산해야 한다. 정부는 대체 가능한 플라스틱 제품이나 불필요한 일회용 플라스틱(플라스틱 빨대, 수저 등)은 아예 생산을 금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학교, 시민 단체, 지자체 등이 탈플라스틱 사회 전환 및 다회용 제품 사용 캠페인 등을 도모하여 일회용 플라스틱의 생산과 소비 인식 제고와 감축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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