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논단] 지속가능경영-거버넌스

선은정 한남대 회계학과 교수

ESG 경영 중 G에 해당하는 Governance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논의에 앞서, Governance가 무엇인지 알아야 할 것이다. 학계나 기업, 언론에서 흔희 Governance를 지배구조라고 해석하고 사용한다. 그러나 지배구조라는 단어는 ESG가 추구하는 지속가능경영 가치와 다소 맞지 않는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Governance를 "조직이 목표를 추구하는데 의사결정을 내리고, 수행하기 위한 체계"라고 정의한다. 기업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거버넌스 구조는 소유구조와 의사결정구조가 있다. 우리나라는 과거 소유구조와 의사결정구조가 지배주주(기업총수) 중심이었다. 이후 IMF가 지배주주 중심의 기업지배구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주주 및 이사회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 사외이사제도, 감사위원회 제도 도입 의무화, 기업의 투명한 공시를 강화할 것을 요구하였다. 지배주주가 소유하는 기업에서는 의사결정권한도 당연히 오너에게 집중되었다. 따라서 과거 우리나라와 같이 소유구조와 의사결정구조가 지배주주 중심의 구조였을 때는 Governance가 통제(control)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또한, 우리나라 기업들은 단일기업보다 재벌이라는 기업집단을 형성하여 운영하는 사례가 많아 지배구조는 보통 기업집단 내의 지분구조인 소유구조의 의미가 강하다. 지배주주인 오너 입장에서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기업을 어떻게 통제하고 지배할 것인가의 의미로 기업지배구조라는 용어가 통용되었는데, Governance는 소유구조 또는 control의 의미보다 더 큰 개념으로 투자자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 가치 극대화를 위한 의사결정체계와 구조를 의미한다.

국내의 비영리연구기관인 사회적가치연구원에서는 기업을 운영하는 자본의 원천과 책임이 누구에게 있고, 기업의 존재 의미와 경영목적의 방향에 따라 기업거버넌스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것들을 통합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자본주의 유형이며, 자본주의 유형은 크게 주주 자본주의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구분할 수 있다. 주주 자본주의는 기업의 목적을 주주가치의 극대화이고, 지배주주보다는 다양한 주체의 주주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사회와 감시기구가 기업 경영자에 대한 견제와 감시기능을 수행한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기업의 목적을 기업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보았으며 국가와 지역사회,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가치를 중요시한다. 따라서 사회와 기업의 공동 가치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거버넌스가 형성된다.

OECD는 기업의 투자활동을 지원하고 기업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권리와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2015년 기업거버넌스 원칙(Principles of Corporate Governance)을 개정하였다. OECD의 기업거버넌스 원칙은 크게 6가지 이슈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조성하고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위한 기업 거버넌스 구조체계(corporate governance framework)의 기능 강화, 둘째, 주주권리, 주주평등 및 주요 지분 기능, 셋째, 기관투자자, 주식시장, 기타 중개기관의 역할과 의무, 넷째, 기업거버넌스 내에서 이해관계자의 역할, 다섯째, 공시와 투명성, 마지막으로 이사회 책임이다.

이렇듯 ESG 중 G(governance)는 소유구조 또는 'control'의 의미가 강조된 기업지배구조와 차이가 있다. 과거 사용한 기업지배구조라는 용어는 Governance의 일부분을 의미할 뿐이다. 따라서 'Governance'의 정확한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해야 할 것이며, 그런 용어를 만들기 어렵다면 고유명사로 '거버넌스'를 사용하는 것이 용어사용의 혼란을 감소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