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12경기만 ‘승점30 돌파’…승강제 시행 3번째 역사→‘1·2위 끝까지 갔다’ [SS포커스]

김용일 2023. 5. 1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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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이 지난달 25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인천유나이티드와 K리그1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울산 주민규가 9일 강원FC와 K리그1 홈경기에서 페널티킥 선제골을 넣은 뒤 골 세리머니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은 ‘울산 현대 천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갓 1라운드 로빈을 끝내고 2라운드 로빈 첫 경기를 마쳤지만 틈이 보이지 않는다.

울산은 지난 9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끝난 ‘하나원큐 K리그1 2023’ 12라운드 강원FC와 홈경기에서 후반 6분 주민규의 페널티킥 결승골을 앞세워 1-0 신승했다. 울산은 2021년 7월15일 이후 강원을 상대로 25경기 연속 무패(21승4무) 가도다. 이번에도 ‘천적’ 기세를 뽐내면서 10승1무1패(승점 31)를 기록, 리그 선두를 굳건히했다.

올 시즌 개막 이후 12경기 만에 1,2부 통틀어 가장 먼저 두 자릿수 승수를 찍고 승점 30 고지를 돌파했다.

2015년 전북 현대 모습.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기분 좋은 역사’가 울산을 더 웃게 만든다. 승강제 시행 이후 12개 팀 1부 체제로 자리매김한 2014년 이후 개막 12경기 만에 승점 30 이상을 기록한 건 전북 현대밖에 없다. 2015년과 2018년 두 번이다. 공교롭게도 두 번 모두 현재 울산과 같은 10승1무1패, 승점 31이었다. 그리고 그해 모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전북은 2015년 승점 73(22승7무9패)으로, 2018년엔 K리그 1부 역대 최다 승점인 86(26승8무4패)을 찍으며 정상에 올랐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주목할 만한 건 당시 2위를 달리던 팀도 자리를 내주지 않고 모두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2015년 12라운드까지 수원 삼성이 전북에 승점 10이 뒤진 21점으로 2위를 달렸는데, 최종적으로 승점 67로 준우승했다. 2018년에도 12라운드까지 경남FC가 전북에 승점 10이 뒤진 21점으로 2위에 매겨졌다. 그리고 그해 승점 65로 준우승했다. 현재 울산은 2위를 달리는 FC서울(승점 23)과 승점 격차가 8이다. 2015년과 2018년 전북과 2위 팀의 승점 격차와 유사하다.

골득실도 비슷하다. 전북은 12라운드 종료 기준 2015년에 19골 8실점, 2018년 23골 5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모두 리그 최다 득점과 최소 실점 1위였다. 현재 울산은 23골 9실점을 기록 중이다. 리그 최다 득점 2위(1위 서울 25골), 최소 실점 1위다. 특히 실점은 12개 팀 중 유일하게 한 자릿수다.


유사 역사가 반복되리라는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축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전북의 당시 기록은 ‘절대 왕조’ 시대에 나왔다.

2021년 홍명보 감독 부임 이후 인내를 품고 과도기를 거친 울산은 지난해 17년 만에 꿈에 그리던 K리그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홍 감독은 부임 첫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수비 조직력을 구축하고, 지향하는 빌드업 색채를 입히는 데 공을 들였다. 이청용 등 베테랑은 물론 ‘아들뻘’인 어린 선수와 유연한 소통으로 ‘준우승 징크스’, ‘전북 징크스’ 등 우승 도전에 걸림돌이 된 심리적인 문제도 해결하고자 애썼다. 마침내 지난해 전북을 제치고 우승 결실을 보면서 선수단과 코치진의 신뢰가 강하게 형성됐다.


‘디펜딩 챔프’로 상대 견제를 받음에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축구를 뽐내는 동력이다. 우선 최소 실점 1위라는 지표가 증명하듯 수비가 튼튼하니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할 수 있다. 베테랑 김영권과 주장 정승현 뿐 아니라 김기희, 임종은 등 어느 센터백이 들어가도 홍 감독이 지향하는 수비 전술을 리드한다. 이명재, 조현택, 설영우, 김태환이 포진한 풀백은 특성에 맞게 다양한 위치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3선의 박용우, 이규성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아니지만 완벽한 공수 조율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자연스럽게 공격진은 수비 부담을 덜고 상대 진영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울산은 패스 성공(6270개) 공격 지역 패스 (1255개) 중앙 지역 패스(3540개) 탈압박(46개) 등 주요 공격 지표 모두 1위다. 주민규(6골) 루빅손(5골) 등 스코어러도 이전보다 늘었다. 강원전처럼 상대 질식 수비와 맞춤 방어에 고전하기도 하나, 기어코 ‘결과를 얻는 경기’도 할 줄 안다. 이청용, 바코 등 ‘게임 체인저’ 구실을 하는 조커 역시 리그 최고 수준이다.


이런 상황은 2015년과 2018년 전북의 역사를 더듬으며 울산의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 ‘울산 왕조’ 구축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공통된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울산은 오는 15일 오후 2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서울과 1·2위 맞대결을 벌인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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