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정권, 92년 역사 적십자사 해산…"재산까지 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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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판 성향의 비정부기구(NGO)에 탄압을 가하는 니카라과 정부와 집권당이 국제적 인도주의 단체인 적십자사까지 해산했다.
니카라과 국회는 10일(현지시간) 적십자사 폐쇄와 '새 적십자사' 창설을 골자로 한 법률을 가결했다고 현지 매체 라프렌사와 스페인어권 매체 엘파이스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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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정부 비판 성향의 비정부기구(NGO)에 탄압을 가하는 니카라과 정부와 집권당이 국제적 인도주의 단체인 적십자사까지 해산했다.
니카라과 국회는 10일(현지시간) 적십자사 폐쇄와 '새 적십자사' 창설을 골자로 한 법률을 가결했다고 현지 매체 라프렌사와 스페인어권 매체 엘파이스가 보도했다.
재석의원 91명(재적의원 92명) 만장일치로 찬성한 이번 결정의 핵심내용은 기존 니카라과 적십자사를 없애는 대신 똑같은 이름으로 보건부 산하에 적십자사를 설립하고, 관련 재산을 새로운 적십자사에 이양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1931년 니카라과에서 활동을 시작한 기존 적십자사는 92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이번 조처는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과 그 부인인 로사리오 무리요 부통령 정부가 지시한 사안이라고 라프렌사는 전했다.
니카라과 정권은 기존 적십자사가 '공정성 및 중립성을 포함하는 국제 적십자 기본 원칙을 위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재무제표와 세금 신고서 신고 누락, 기부자 정보관리 부실 등 NGO 설립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배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는 그러나 2018년 반정부 시위 이후 정부에 비판적인 NGO를 탄압하는 사례 중 하나라고 성토했다. 재산 역시 '이양'이 아닌 몰수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통산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한 오르테가 대통령은 2018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계기로 반대파 제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학생이 주도한 2018년의 전국적 규모 시위는 니카라과 시민운동의 상징으로 인식된다.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 속에 최소 355명의 사망자를 낸 결집은 약칭 'MU19A'(El Movimiento Universitario 19 de Abril·4월 19일 대학생 운동)으로 표기한다.
니키라과 적십자사는 특히 2018년 시위 당시 수천 명의 부상자를 치료하며 인도주의적 구제 활동을 펼친 바 있다.
오르테가는 그러나 'MU19A' 이후 언론을 압박해 줄줄이 문 닫게 하거나 방송 송출을 끊어 버리는가 하면 1천 개가 넘는 비정부기구(NGO)를 없애고 가톨릭계를 탄압하는 등 '바른말'을 차단하고 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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