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투수’ 양현종의 진심 “매 경기 기대해도 좋다”...기대되는 부활 선언
“항상 자신이 있는 것 같아요. 매 경기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나태해지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목표를 향해 매 경기 달려가고 있다.”
‘대투수’ 양현종(35, KIA)이 9일 광주 SSG전에서 개인 통산 161승째를 거두며 KBO리그 역대 다승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정민철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송골매’ 송진우(210승)의 최다승 기록에도 더 다가섰다.
최고 구속 146km, 최저 129km까지 나올 정도로 변화무쌍한 직구 제구의 완급 조절이 발군이었다. 양현종은 거기다 슬라이더(29구)-체인지업(19구)-커브(2구)를 다양하게 섞어 던져 SSG 타선을 8이닝 동안 효과적으로 제압했다.
다음은 양현종과의 일문일답이다.
(김광현과의 맞대결, 5연승 중인 상대 등으로) 부담이 있었던 경기였을 것 같다
부담은 크게 되지 않았다. 내가 투수랑 싸우는 게 아니라 상대 타자들하고 싸우기 때문에 전련 분석이나 이런 걸 더 생각하면서 했다. 컨디션도 좋았기 때문에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함께 호흡을 맞춘 한승택이 ‘직구가 특히 좋았다’고 하던데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고, 많이 쉬어서 어깨나 이런 쪽의 상태가 좋은 채로 마운드에 올랐다. 공격적으로 투구했던 게 투구수 관리나 이런 것들이 잘 됐던 것 같다.
9회 등판에 의지를 불태우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는다
(살짝 웃으며) 이런 기회가 이제 흔치 않을 것 같아서 조금 욕심을 내봤는데 감독님께서 ‘일요일 경기도 있다’고 하셨다. 또 3점 차고 (정)해영이 컨디션도 많이 올라오는 단계라 해영이를 믿었다. 점수차가 더 나면 던지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8회 말에 점수가 무득점으로 끝나서 해영이를 믿고 내려왔다.
8회 말에는 정명원 투수코치와 어떤 말을 나눴나
더 던질 건지를 물어보셨는데 나는 솔직히 자신이 없었는데 (한)승택이가 ‘공이 좋으니까 자기 믿고 던지라’고 하길래 승택이를 믿고 정 코치님께 ‘더 던지겠다’고 얘기를 했다.
5연승 중인 상대에게 삼진 10개를 잡았다. 피칭 전략은 뭐였나
제일 컸던 건 우선 내 컨디션이 좋았고, 내가 원하는 곳에 로케이션이나 이런 것들이 잘 되어서 던질 수 있었다. 7~8회는 힘이 덜어졌는데 직구의 완급조절이나 변화구의 속도조절을 하면서 던졌던 게 체력적으로나 여러 방면에서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실제로 직구 최저 구속이 129km까지 나왔다. 완급 조절의 일환이었나
그렇다. 선발을 오래 하다 보니까 이제 느낌이 있다. 이 타자가 조금 ‘안 칠 것 같다’는 느낌이 있으면 (완급조절을 한다). 캠프 때부터 꾸준히 연습했고 이제 나도 나이가 있기 때문에 강하게 윽박지르는 것에는 이제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완급조절을 하려고 했다. 전체적인 밸런스가 나쁘지 않아서 원하는 곳으로 제구가 되면서 체력전인 면에서도 많이 세이브를 할 수 있었다.
느린 직구를 따로 연습한 건가
조금씩 해왔다. 이제 마냥 어릴 때 좋은 컨디션일 때 만큼의 그런 스피드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공부를 하고 훈련을 했던 게 오늘 경기에선 잘 먹혔던 것 같다.
앞서 말했다시피 나는 SSG 타자들을 상대한다. 경기 전에는 부담이 되고 생각도 많이 했지만 경기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SSG 타자들을 더 생각했고 분석했던 것 같다. 그래서 (김)광현이와 맞대결 이런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SSG 타자들을 잘 막으려는 생각만 더 했던 것 같다.
올 시즌에는 로테이션상 다시 맞붙을 가능성도 있다. 팬들에게는 그래도 관심이 쏠리는 맞대결이 아닐까.
오늘 같은 경우에 이기고 싶었던 게 이젠 아무리 로테이션이 같이 돈다고 해도 만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렇고 (김)광현이도 그렇고 만나는 것 자체가 많이 부담스러울 거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경기는 이제 안 했으면 좋겠다. 광현이도 이기고 저도 이기고 항상 좋은 결과가 났으면 좋겠다.
음
예전에는 고등학교때부터 이제 ‘라이벌’이라는 말을 항상 우리가 들어왔는데, 이젠 나이도 많이 먹고 어린 선수들도 더 치고 올라오기에 라이벌이란 단어 보단 그냥 정말 같이 오랫동안 야구를 해왔던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광현이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아프지 않고 꾸준히 했으면 한다. 어린 선수들이 우리를 더 치고 올라올 수 있게끔, 그리고 우리들도 우리 또래의 선수들도 분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기에 라이벌이라고 우리를 표현하기 보다는 정말 어렸던 20대부터 같이 하는 동반자이다 친구다. 나도 광현이도 항상 잘했으면 좋겠고 정말 부상 없이 좀 오랫동안 야구를 했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 있다.
정민철 해설위원님께 다승 기록을 4월에 깬다고 했는데(웃음) 이게 조금 늦어진 감이 있어서아쉽다. 정민철 위원님도 정말 대단한 선배님이기 때문에 항상 존경하고 있다. 이제 앞으로(가야 할) 그런 목표(210승)는 너무 멀리 있기때문에 정말 운동이나 여러 가지 준비하는 거에 대해서 게으르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너무 먼 앞날이지만 그걸 좇아가려고 노력하면서 나태해지지 않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다음 경기도, 그 다음 경기도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준비하겠다.
올해 시즌 초반임에도 7이닝 이상 경기가 3경기나 된다. 관중들에게도 ‘좋았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했는데
항상 자신이 있는 것 같다. 마운드에 섰을 때나 내가 등판한 날은 나 역시 항상 이기려는 목표가 가장 크다. 그래서 자신이 있다. 물론 몸이 예전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잘 준비하고 있다. 선발 등판을 준비하면서 정말 게으르지 않게 여러 가지를 잘 준비하고 있기에 매 경기, 매 경기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 최선을 다해서 (늘) 던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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