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포럼] 최저임금위원회를 바라보는 눈
(부산ㆍ경남=뉴스1) 최원용 부산신용보증재단 보증지원본부장 =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1년 내내 가족의 의미를 곱씹어 보고 가정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느끼며 지내겠지만 5월은 기념일이 특히 많아 지출이 상대적으로 큰 달로 인식된다. 더욱이 기념일을 챙기기는 커녕 내일에 대한 희망마저 잃어버린 채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과 걱정속에서 한숨 쉬는 이들도 적지 않다.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속에서 더욱 고통스러워하는 저임금근로자나 영세한 소상공인들이 그 중 하나다.
지금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에게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해 생활 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8월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중이다. 최저임금제도 발전에 대한 연구 및 건의 등을 심의하기 위해 5월2일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이 참석하는 회의체인 전원회의가 구성돼 1차 회의가 시작됐다.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매년 팽팽한 의견 대립이 있는 가운데 최저임금은 2016년 6030원에서 2023년 9620원으로 3590원 인상됐다. 인상률은 59.5%로 근로자가 하루 8시간, 주 5일의 근로시간과 주휴 8시간 포함해 48시간 근무 시 받는 2023년도 최저임금은 월 201만580원이다. 저임금 근로자의 시각에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권리를 생각하면 너무 적은 금액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근근히 생업을 이어오던 중 3고의 높디높은 파고 앞에서 좌절하고 있는 영세한 소상공인의 입장에서 들여다보면 한숨도 안 나온다. 글쓴이가 재직중인 회사는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 지원을 하고 있는데 연체율이 23년 4월 말 현재 5.28%로, 전년 동기 1.66%보다 3.18%p나 증가했다. 어려운 소상공인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최저임금 결정은 다양한 계층에 크나큰 영향을 준다. 일각에서는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면 근로자의 사기 향상으로 생산성 증가로 이어져 경제가 활성화되는 부분과 저임금해소로 임금격차가 완화되어 소득분배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영세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비용부담이 가중되어 고용 감소와 더불어 물가를 자극하고, 근로자의 실질 구매력 감소로 이어져 근로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이롭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최저임금이 경제주체에 미치는 파급력이 엄청난 만큼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간 불필요한 논쟁도 만만찮다. 최근 8년 간 진행과정을 보면 적게는 8차 회의에서 15차 회의 끝에 최저임금이 결정되었는데 이마저도 합의가 아닌 표 대결이고 여기에도 불복하여 퇴장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TV를 통해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고용노동부 소속 최저임금위원회와 비슷한 위원회로 생활임금을 결정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생활임금위원회가 있다. 생활임금이란 최저임금이상으로 지자체 및 산하 공공기관 소속 무기계약직 및 기간제 노동자 등을 적용대상으로 하며, 노동자의 인간적·문화적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동자의 평균 가계지출 수준. 물가상승률. 3인가구 중위소득. 최저임금 등을 감안하여 결정한다.
2023년도 부산시의 생활임금은 1만1074원으로 최저임금보다 1454원 많은 수준이다.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는 지난 4일부터 부산시청 앞에서 내년도 생활임금 인상과 생활임금위원회에 노동자위원을 추가 구성하고 공청회 등 의견 수렴 절차를 최저임금위원회처럼 개선해 달라며 출근길 선전전을 펼치고 있는 데 이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될 사안으로 보인다. 부산시의 생활임금 결정은 위의 여러 지표를 반영한 자료로 생활임금위원회의 한차례 비공개 회의만으로 산정되고 있는데 제도개선은 최저임금위원회의 사례를 참고하여 차근차근 살펴보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될 사안이다.
최저임금위원회도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사용자위원과 노동자위원 간의 극한 대립으로 논란거리만 쌓이고 진영에 따른 주장만 난무하는 현 제도에서 벗어나 최저임금 결정에 근거가 되는 기준을 사전에 미리 정하고 생활임금위원회처럼 한번에 결정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최원용 부산신용보증재단 보증지원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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