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킹이냐 모방이냐… 한땐 일본 '따라쟁이' 식품업계
[편집자주]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해외 식품 기업들이 한국 제품을 베끼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일본의 라면 원조 기업인 닛신식품이 삼양라면의 불닭볶음면을 한글까지 담아 짝퉁 제품을 출시해 논란이 된 것은 높아진 한국 라면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내 식품 업체들이 일본 제품을 따라 하거나 벤치마킹해온 과거와 달라진 양상이다.
①벤치마킹이냐 모방이냐… 한땐 일본 '따라쟁이' 식품업계
②라면 종주국도 반한 매운맛… 이젠 일본서 베끼는 K-푸드
③기생충·오징어게임·서진이네… 콘텐츠 업고 K-푸드도 '쑥쑥'
일본 최대 라면회사 닛신식품이 최근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시리즈를 베껴 한글을 입힌 제품을 출시했다. 제품 콘셉트는 물론 포장지와 글자까지 베꼈다. 라면의 원조인 닛신이 삼양 제품을 표절 출시한 건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의 높아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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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과자류에서 한국 식품업체들은 일본 제품을 베껴왔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농심 '새우깡', 롯데제과 '빼빼로', 오리온 '초코송이' 등이 거론된다.
농심이 1971년 선보인 새우깡은 일본 가루비가 출시한 '갓빠에비센'보다 7년 늦게 나왔다. 과자 형태와 제품 포장도 비슷한 모양이다. 롯데제과가 1988년 선보인 빼빼로는 일본 글리코의 '포키'가 원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리코가 포키를 처음 출시한 건 1966년으로 빼빼로보다 17년이 앞선다. 오리온이 1984년 출시한 초코송이는 일본 메이지제과가 1975년 만든 '기노코노야마'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외에 1984년 출시한 롯데제과 '칸쵸'는 일본 모리가나제과가 1983년 선보인 '팟쿤쵸'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빙그레가 1990년에 선보인 '야채타임'도 일본 가루비의 '베지타베루'와 유사하다는 논란이 일었다. 2005년 출시해 큰 인기를 얻었던 남양유업 '17차'는 1993년 일본 아사히음료가 내놨던 '16차'와 제품 콘셉트와 디자인이 비슷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일본 기업과 협업으로 기술 제휴를 통해 탄생한 제품도 있다. 일본 모리가나는 오리온에 기술 제휴 등을 통해 노하우를 전수했다. 대표적인 제품이 '고래밥'과 '밀크카라멜'이다. 삼양식품은 묘조식품(2006년 닛신이 인수)의 도움을 받아 국내 최초 인스턴트 라면인 '삼양 치킨라면'을 출시했다.
제과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일본에서 검증된 인기 제품을 벤치마킹하거나 기술 제휴와 협업을 통해 제품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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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14일 당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안병길 의원(국민의힘)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식품업계의 미투 제품을 지적했다.
오리온 '꼬북칩'이 일본 야마자키 비스킷이 출시한 '에아리아루'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하다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오리온에서는 2017년 제품 출시 당시 8년을 매달린 끝에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말하지만 의양은 물론 맛까지 유사하다는 것이 이용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라며 "공교롭게도 오리온에서 얘기한 8년 전은 에아리아루가 처음 출시한 2009년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한국 제품이 중국 모방제품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도 알렸다. 중국의 다리식품에서 만든 초코파이는 비슷한 외관에 높은 가성비와 스타 마케팅을 내세우며 오리온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우리 식품기업이 제품을 수출했을 때 외국 미투 제품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례가 지속 발생하고 있다"며 "우리 식품이 전 세계 어디에서나 법의 보호를 받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내부 규정 정비"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일본 업체의 '도움 아닌 도움'으로 성장한 한국 식품의 파워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식품업계는 K-푸드 인기에 힘입어 일본 기업이 국내 인기 제품을 베끼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이했다.
김문수 기자 ejw02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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