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월포리 - 조류와의 조우[박수현의 바닷속 풍경](29)
스쿠버다이빙 도중 강한 조류를 만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배에서 바다로 뛰어들자마자 수십 m나 떠내려가 버려 당황하기도 한다. 특히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서해에서는 그 지역의 조석현상과 조류의 들고남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 체험이라도 할 양으로 갯벌로 나섰다가는 물이 들이차면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특히 바다에서 맨손으로 어패류를 잡는 ‘해루질’이 갯벌체험 형태로 잘못 받아들여지면서 갯벌 익사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2300번 이상 스쿠버다이빙으로 바다를 찾은 필자도 서해의 강한 조류를 만나면 당황하곤 한다. 1999년 9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서해 고군산군도 해역에 침몰한 일본 선박 탐사에 나섰을 때 일이다. 강한 조류를 고려해 100㎏이 넘는 납덩어리를 로프에 매달아 바다로 던진 다음 로프를 잡고 침몰 선박으로 접근했다. 조류가 얼마나 거세던지 로프를 잡은 손에 마비가 오고 말았다. 로프를 겨드랑이에 끼운 채 침몰 선박으로 조금씩 하강을 시도했다. 한참을 내려가다 올려다보니 뒤따라 오던 팀원이 보이지 않았다. 로프를 놓치는 바람에 조류에 떠내려가 버린 것이다. 모든 작업이 중지됐다. 수색 및 구조에 나섰다. 다행히 조류의 흐름에 따라 뱃길을 잡은 선장의 오랜 경험 덕에 1시간여 만에 표류하고 있던 팀원을 구조할 수 있었다.
사진은 스쿠버다이버들이 안전줄을 이용해 하강하는 모습이다. 조류가 있는 바다에서는 안전한 수중활동을 위해 하강이나 상승 시 안전줄을 이용해야 한다.
박수현 수중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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