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겪는 슬럼프와 부진’ 이를 통해 이정후는 자신을 알게 됐다, 그래서 더 발전할 수 있다[SS스타]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제가 정말 몇십년 동안 열심히 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리고 정말 좋은 스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슈퍼스타도 시련을 피할 수 없다. 언젠가는 슬럼프에 겪게 되고 긴 슬럼프로 인해 부진한 시즌도 보낸다. 야구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수, 그리고 잘못된 판단을 범한다. 하지만 진정한 슈퍼스타는 부진 속에서 무언가를 얻고 결국 더 높이 도약한다. 키움 이정후(25)가 올시즌 초반 이러한 과정을 겪고 있다.
지난 10일 잠실 LG전까지 타율 0.231 OPS 0.686. 아무리 시즌 초반이라고 해도 모두가 거짓말이라고 말할 이정후의 성적이다. 데뷔 후 단 한 번도 타율 0.320 OPS 0.810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었던 그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맹타를 휘두른 만큼 더 이해할 수 없는 시즌 초반 부진이다.
원인 없는 결과는 아니었다. 지난 겨울 보다 메이저리그를 응시하면서 대대적으로 타격 메커닉을 수정했다. 하체 움직임의 경우 WBC를 앞두고 이전으로 돌아갔지만 타격에 앞서 배트를 들고있는 위치는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궁극적으로 보다 간결한 스윙으로 더 좋은 타구를 날리기를 원했다.
그런데 타격 메커닉 수정이 개막 후 지독한 슬럼프로 이어졌다. 공을 보는 시야부터 스윙의 시작점과 궤적이 모두 바뀌면서 혼란과 마주했다. 귀신처럼 스트라이크와 볼을 골라냈던 선구안은 시야의 변화와 함께 흔들렸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거의 모든 공을 콘택트했던 정교함도 무뎌져 헛스윙이 부쩍 늘었다. 궁지에 몰리다보니 1사 1루에서 번트를 대는 상상할 수 없는 장면도 나왔다.
하지만 아무도 이정후가 이대로 시즌을 마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6시즌 동안에도 크고 작은 시련을 겪었지만 늘 시련을 이겨냈다. 어려움을 매번 극복했기에 매년 성장하며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최고 선수로 올라섰다. 자연스럽게 어려움을 대처하는 현명함도 터득했다.
그 시작점이 10일 잠실 LG전이 될 수 있다. 이정후는 이날 세 번째 타석과 네 번째 타석에서 연달아 안타를 터뜨렸다. 특히 7회초 네 번째 타석에서 2타점 적시타를 날려 7회초 9득점 빅이닝에 일조했다. 마지막 타석인 8회초에는 볼넷을 골라 출루한 후 득점했다.
경기 후 이정후는 시즌 초반 고전에 대해 “힘들다는 수준을 넘어서게 됐다. 그러니까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그냥 답답한 기분만 들었다”며 “돌아보면 너무 루틴에 충실했던 것 같다. 내가 잘 했을 때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잘 됐을 때 했던 것들을 계속 고집했다. 그래서 계속 더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간 것 같다”고 말했다.
고민을 거듭했고 구자욱과 만남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이정후는 “지난주 대구에서 자욱이형과 밥을 먹었다. 자욱이형이 ‘왜 계속 작년에 좋았던 것만 생각하나. 작년에 이렇게 해서 됐다고 올해 똑같이 해서 된다는 보장은 없다. 이미 네 몸은 작년과 달라졌다. 밸런스도 작년의 것이 아니다. 올해 몸에 맞춰 훈련해야지 안 그러면 에전 것만 하다가 시즌이 끝난다. 나도 그랬다’고 조언해주셨다. 그 얘기를 듣고 훈련 방법부터 하나씩 변화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구자욱의 말에 따라 루틴에 변화를 줬다. 그러면서 자신의 타격 메커닉도 더 잘 알게 됐다. 비시즌 타격 메커닉에서 이미 지난해까지 자신의 타격 메커닉으로 돌아왔는데 고전했던 이유도 깨달았다.
이정후는 “일단 겨울에 타격폼을 바꾼 것은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 가장 편하게 칠 수 있는 폼으로 가자는 마음에 예전 타격폼으로 돌아오게 됐지만 그 안에 겨울에 배우고 훈련한 게 남아있다고 생각한다”며 “여러가지를 해보면서 느낀 것은 타격폼에 따라 달라진 시야가 정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공을 보는 위치가 달라지니 선구안이 달라졌다. 헛스윙이 많이 나왔던 원인”이라고 스스로를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래 타격폼으로 돌아가면서 내가 몇십년 동안 정말 열심히 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정말 좋은 스킬도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알았다. 다른 것을 해봤기 때문에 알 수 있었던 부분”이라며 “결과적으로 내가 잘못 되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아직 완전히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어제 경기부터 장타도 나왔고 하나씩 맞추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자신감을 전했다.
타격 메커닉 변화는 일시적으로는 손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득이 될 수 있다. 야구 선수 모두가 최소 한 번씩은 타격 메커닉에 변화를 주고 이를 통해 많은 것을 얻는다. 이정후에게는 그 시점이 지금이었다.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된 것은 물론 타격의 옳은 길도 깨우치게 됐다. 확신을 갖게 된 만큼, 처음 의도한 것처럼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다. 그렇게 반등 시작점을 찍고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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