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안팔리면 TV 광고로 벌자"…삼성·LG가 새 금맥 캔다는 사업

강태우 기자 2023. 5. 11.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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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보면 영화 공짜' FAST 시장 美 중심 각광…새로운 수익원 부상
OTT 파트너십 강화·콘텐츠 확보 등 자사 TV 채널 확대
LG전자가 독자 스마트TV 플랫폼 'web(웹)OS'에 탑재한 콘텐츠의 양적·질적 확대에 나선다. (LG전자 제공) 2023.4.26/뉴스1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전 세계 TV 시장 절반을 차지하는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TV 광고 사업'을 가속한다. 자사 OS(운영체제)를 바탕으로 한 독자 스마트TV 플랫폼으로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광고를 시청하면 영화, 드라마 등 무료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FAST 플랫폼'(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Platform)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양사의 신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1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FAST 플랫폼 시장은 2019년 2억달러(약 2652억원)에서 2022년 44억달러(약 5조8344억원)로 2100% 폭증했다. 올해도 63억달러(약 8조3538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이 시장은 미국에서 유독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유료 케이블TV 비용이 유독 비싼 탓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FAST가 성행한다는 분석이다. 이런 트렌드는 캐나다, 유럽 지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는 자사 TV 채널을 플랫폼 삼아 FAST 시장 영향력을 키우는 중이다. TV 제조를 넘어 광고 서비스라는 새로운 수익원 마련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TV 수요가 크게 둔화되면서 단순 TV 판매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 번 사면 5~7년 사용하는 제품 특성도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TV는 교체 주기가 길고 하드웨어의 획기적인 변화도 어렵다. 게다가 경기 침체로 신규 수요 역시 발생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소프트웨어를 통한 새로운 수익 모델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라고 설명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전 세계 반이 '삼성·LG TV'…막강한 인프라로 사업 속도

전 세계에서 TV 제조업체가 FAST 플랫폼 사업까지 하는 경우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일하다. 2015년부터 각각 타이젠OS, 웹(web)OS를 기반으로 한 '삼성TV플러스', 'LG채널'을 약 30여개국에서 운영 중이다. 넷플릭스, 애플TV+,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OTT(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물론 실시간 TV채널도 즐길 수 있다. 또 약 2000~3000개의 무료채널을 제공한다. 서비스 지역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제품 판매 외에 TV 플랫폼을 통한 수익원은 △TV 리모컨 핫키 등록 수수료 △광고 싣기 △애플리케이션 탑재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그중 광고 제공 방식이 수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소비자 시청 형태에 맞는 '맞춤형 광고'를 제공해 콘텐츠 업체와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가시적 성과도 나타나는 중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올해 1월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 TV 광고 매출이 2018년 대비 10배 성장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미 삼성TV플러스, LG채널을 지원하는 자사 TV가 전 세계 절반에 깔려 있고, 타 TV 제조사에 채널을 포함한 자체 OS를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광고 매출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TV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29.7% LG전자 16.7%였다. 더불어 스마트TV 플랫폼을 구현하는 자사 OS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위인 구글 안드로이드OS(42.4%)에 이어 삼성전자 타이젠OS(21%), LG전자 웹OS(12.2%)가 각각 2위, 3위를 차지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OTT와 협력 강화해 경쟁력↑ 이 같은 수익 모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시청자를 유인할 만한 양적·질적 콘텐츠 확보는 물론 더욱 세분화된 맞춤형 광고가 필수라는 지적이다.

삼성TV플러스와 LG채널은 ACR(자동콘텐츠추천) 데이터를 분석해 이용자들의 시청 행태를 분석하고 광고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재작년 초 인수한 미국 광고·콘텐츠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알폰소를 통해 독자 ACR 솔루션 확대도 가속한다.

이와 함께 양질의 콘텐츠 확보를 위해 OTT 업체와 협업도 이어가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바이스 미디어(Vice Media), 라이언스게이트(Lionsgate) 등 파트너들과의 협업으로 제공 VOD(주문형 비디오) 수를 2배 이상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LG전자 역시 파라마운트와 협력 관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FAST 사업에선 타깃에 맞는 광고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늘리는 것이 핵심"이라며 "과거에는 OTT 업체들과 경쟁 관계였다면 이제는 다양한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협력 관계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bur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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