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도 간다던 '광속 사이드암' 왜 평범한 투수로 전락했나 [김 용의 어젯밤이야기]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메이저리그도 갈 수 있는 재능이라고 했는데, 이번 시즌 왜 평범한 투수로 전락하고 있는 것일까.
LG 트윈스 '광속 사이드암' 정우영이 또 무너졌다. 벌써 4패째다. 평균자책점은 6.00까지 치솟았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정우영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팀의 충격적인 역전 대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LG는 6회까지 선발 김윤식의 호투를 앞세워 1-0으로 리드했지만, 7회 믿기 힘든 9실점을 하며 완전히 무너졌다. 8회 2점을 더 주며 1대11 완패.
문제는 7회 믿었던 정우영이 흔들리며 대량 실점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정우영은 김윤식이 선두타자 러셀에게 3루타를 맞자 마운드에 급하게 올라왔다. 이형종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3루주자를 묶어뒀다. 하지만 박찬혁과의 승부에서 볼넷을 내준 게 정우영의 힘을 빠지게 했다. 박찬혁에게 8개의 투심 승부를 했지만, 결정이 나지 않았고 마지막 9구째 회심의 커브를 선택했는데 그게 볼이었다.
직구 위력이 떨어지자 타자들이 변화구에 속지 않았다. 이어 등장한 임병욱도 볼카운트 2S 불리한 상황에서 연거푸 포크볼과 커브를 골라냈다. 그러자 오히려 정우영이 흔들렸고 풀카운트 승부에서 임병욱에게 2타점 싹쓸이 2루타를 내주고 말았다. 결국 정우영은 7번 김휘집에게까지 좌전 안타를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더 버틸 힘이 없었다. 구원 등판한 유영찬이 난타를 당하며 결국 정우영은 ⅓이닝 3실점 패전 투수가 되고 말았다.
2019년 LG에 입단한 정우영은 신인 시즌부터 불펜의 핵심으로 맹활약했다. 사이드암인데 150km가 훌쩍 넘는 강속구가 엄청난 무기였다. 공이 빠르기만한 게 아니라 힘있고, 지저분하게 날아들어오니 타자들이 건드릴 재간이 없었다. 알고도 못치는 마구였다. 신인왕을 차지하고, 지난 시즌은 35홀드로 홀드 타이틀을 따내는 등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었다. 메이저리그 도전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를 들었고, 일본프로야구 구단들이 진지하게 정우영을 체크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었다. 그 활약 속에 올해 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이번 시즌 성적은 믿기 힘들다. 홀드 6개가 있지만, 4패에 평균자책점 6.00은 충격적이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일단 구위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정우영의 무기는 150km 후반대 빠른 공이다. 그런데 올해는 150km를 넘기지 못한다. 이날 키움전도 최고구속은 149km에 그쳤다. 149km가 절대 느린 속도는 아니지만, 정우영은 사실상 투심 하나로 승부를 보는 '원피치' 피처다. 그 직구의 위력이 떨어지면 타자들도 대응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왜 구위가 저하된 것일까. 일단 'WBC의 저주'를 의심해볼 수 있다. 올해 초 WBC에 다녀온 젊은 투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 집단 부진에 빠져있다. 이날 선발로 등판한 김윤식도 몸을 제대로 만들지 못해 한참 쉬다 오랜만에 선발로 나선 경기였다.
여기에 힘이 빠질 시기를 맞닥뜨린 걸 수도 있다. 지난 4년간 핵심 필승조로 수많은 경기에 나섰다. 안그래도 피로가 누적돼있는 상황에서 시즌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하니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느린 슬라이드스텝으로 인해 도루를 많이 허용, 이를 고치겠다고 노력하는 게 구속 저하로 이어졌을 수도 있다. 구종 추가도 의심해봐야 한다. 정우영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포심패스트볼, 체인지업 등을 연마했다. 많은 투수들이 새로운 구종을 연마하다 원래 던지던 공을 제대로 못던지는 사례를 보여줬었다.
심리적 문제도 있을 수 있다. 정우영은 올해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가야 한다. 합법적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아시안게임을 의식하는 선수들이 너무 잘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정우영의 커리어라면 안뽑히는 게 이상할 수 있지만, 올해 성적이 너무 좋지 못할 경우에는 선발을 장담할 수 없다.
정우영을 누구보다 잘 아는 LG 레전드 출신 박용택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흥미로운 견해를 제시했다. 떨어진 구위도 문제지만, 상대 타자들이 이제 정우영의 스타일을 간파해 대처가 된다는 것이다. 실제 김휘집의 안타 상황을 보면, 몸쪽으로 휘어들어가는 투심을 김휘집이 배트를 손에서 놓으며 대처한다. 약간 먹힌 타구지만, 한 박자 빠른 대응에 좌전 안타가 됐다.
박 위원은 "이전 같았으면 배트 손잡이 부분에 맞을 공인데, 타자들도 사실상 '원피치' 피처인 정우영의 공에 점점 적응을 해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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