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쓸어담는 외인…“의심과 기대 공존, 비중 늘릴 적기"
코스피 전체 순매수 70% 가량 차지
업황 회복 지표는 아직, 주가 반등 더뎌
"업황 회복 방향 분명, 비중 늘려야"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005930)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현재까지 삼성전자를 8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의 감산 공식화에도 주가 반등은 더디지만, 반도체 공급 대비 수요가 점차 회복하는 중이란 점에서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전망이 우세하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를 8조 781억원 규모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전체 순매수(11조 6590억원)의 70% 가까이를 차지한다.
월별로 보면 1월 2조 2221억원, 2월 1조 1057억원, 3월 1조 3750억원 규모를 순매수한 데 이어 삼성전자가 감산을 공식화한 4월에는 3조 1364억원 수준으로 순매수 규모가 늘어났다. 이달 들어선 이날까지만 벌써 2338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부터 외국인 자금이 코스피에서 이탈했지만 삼성전자를 매도한 것은 아니었다”며 “지난달 이후 외인의 코스피 순매수는 대부분 삼성전자 순매수로 설명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조 7148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 들어 지난해 순매도 규모만큼 사들인 셈이다. 이날 기준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51.96%로, 작년 말(49.69%)과 비교하면 2.21%포인트 늘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같은 삼성전자 매입은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고 회복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2023년 SIA 팩트북’을 통해 내년 반도체 시장 규모가 6020억달러를 기록하며 8.3%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SIA는 올해까지는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4.1% 감소한 5565억 6800만달러에 그치지만, 내년에는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오는 2~3분기 반도체 경기가 저점에 이를 것이라고 봤다. KDI는 이날 “반도체 관련 제품 수요의 주기를 감안하면 올해 2~3분기 중 반도체 경기 저점에 근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과거 반도체 경기 순환에서 반도체 재고가 정점에 이른 후 3~6개월 이후 반도체 생산이 저점을 형성했다”며 “최근 재고 감소는 2~3분기 중 생산 저점이 형성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주가 반등은 더뎌…“비중 늘릴 적기”
다만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은 감산 공식화 이후에도 더딘 상황이다. 지난해 말 5만 5300원 수준이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6만 4600원으로 마감했다. 올해 기준으론 16.82% 올랐지만, 최근 한 달 기준으로 보면 3.69% 상승하는 데 그쳤다.
고영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실적 발표를 통해 적극적인 감산 의지를 재확인한 이후에도 주가는 기대와 달리 강한 반등이 지속되지 않는 모습”이라며 “이는 바텀업 회복 동향이 명확히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 들어 8조원 넘게 삼성전자를 사들이는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6조 2234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그러나 반도체 업황 회복이 지표상으로 확인되지 않는 이유는 아직까지 반도체의 절대수요가 회복되기 전 단계이기 때문으로, 업황 회복의 방향성을 고려하면 비중을 늘릴 적기란 평가다. 고 연구원은 “반도체 절대수요의 완전한 회복은 매크로 바닥에서 시작되지만 아직까지 매크로 바닥에 도달하지 않아 데이터상 강한 업황 회복은 보기 어려운 것이 당연한 구간”이라며 “의심과 기대가 상존하는 구간에서의 주가 조정은 생각보다 얕게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 환경 개선으로 이어지는 미국의 고용 회복과 애플의 실적 호조, 일본과의 반도체 생산 협력 등 반도체 업종을 둘러싼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며 “지금 당장의 주가 흐름은 둔탁하지만, 앞으로 개선될 환경들을 감안해 비중 확대를 시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다연 (her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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