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K리그는 더이상 호구나 들러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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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세리에A 소속 나폴리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소속 마요르카의 국내 친선경기가 열린다는 소식이다.
컨소시엄이 정한 경기 날짜가 K리그 일정과 겹친다.
2007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방한 당시 FC 서울은 K리그 일정 중에도 부랴부랴 친선경기 상대로 나섰다.
해외클럽 방한 경기와 K리그 경기가 같은 날 열린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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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빅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김민재와 이강인이 적으로 맞붙는다는 것. 축구팬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한 카드다. 게다가 두 선수는 최근 이적설이 끊이지 않는다. 올 여름 지금보다 훨씬 큰 구단으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 현 소속팀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주최 측은 이미 유럽축구연맹(UEFA), 이탈리아축구협회, 스페인축구협회 등으로부터 참가 승인서를 받았다. 경기장 대관과 관련해 서울·경기 시설관리공단과 지역축구협회로부터 승인 절차도 마무리했다. 경기 날짜와 장소는 내달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 10일 고양종합운동장이 유력하다.
걸림돌이 있다. 컨소시엄이 정한 경기 날짜가 K리그 일정과 겹친다. 6월 8일은 K리그 경기가 없지만 10일은 K리그1 3경기, K리그2 3경기가 예정돼 있다. 해외클럽팀 경기가 열리면 K리그 경기는 관심 밖으로 밀려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문제는 경기 개최 승인을 위해 필요한 프로축구연맹 동의서조차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명백히 K리그를 무시한 행보로 오해받을 수 있다.
이전에도 K리그 들러리 논란은 반복됐다. 2007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방한 당시 FC 서울은 K리그 일정 중에도 부랴부랴 친선경기 상대로 나섰다. 2010년 7월에도 FC바르셀로나가 K리그 올스타팀과 평가전을 치렀다. K리그 올스타전이라는 명분에도 바르셀로나와 리오넬 메시의 스파링 파트너에 불과했다는 평가다.
최악은 ‘호날두 노쇼’ 사건으로 얼룩진 2019년 유벤투스 방한 때였다. 당시 한창 시즌 중이던 K리그 스타 선수가 총동원됐지만 호날두는 벤치에서 나오지 않았다. K리그와 한국 축구 전체가 호구로 전락한 순간이었다.
지난해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 홋스퍼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들러리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팀 K리그에 뽑힌 이승우(수원FC)는 “일정을 미리 협의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피해는 선수들이 보게 된다”고 쓴소리를 내뱉기도 했다.
이번 친선경기에는 K리그 선수가 불려 가지는 않지만, 일정이 K리그와 겹친다. 해외클럽 방한 경기와 K리그 경기가 같은 날 열린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7월 열린 토트넘과 세비야의 친선전에도 같은 날 K리그 경기가 치러졌다. 그때는 상황이 불가피했다. 동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대표팀이 소집되면서 K리그 일정이 나중에 조정된 것이었다. 이번과 근본적으로 상황이 다르다.
대한축구협회는 주최 측에 12일까지 미비한 서류를 보완하라는 입장이다. 중요 당사자인 프로축구연맹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 과정에서 K리그가 무시당하거나 소외돼선 안 된다. K리그는 해외클럽의 들러리나 호구가 아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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