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설계 공모 경쟁 치열한데... 시공사 입찰땐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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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가 악화로 재건축·재개발 사업 현장이 줄어들면서 건축사사무소들이 너도나도 설계자 선정 공모에 뛰어들고 있다.
한 건축사사무소 관계자는 "과거 100건의 현장이 있었다면 현재는 20~30건으로 줄어들었다. 설계자 공모를 하는 사업 중에서 현실적으로 진행될 수 없는 사업도 있다"며 "경쟁으로 인해 수주에 성공하는 사례도 과거보다 줄어들었기 때문에 건축사사무소들은 더욱 공격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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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 설계사 경쟁했지만... 시공사 ‘무응찰’
부동산 호황기때와 대조적
부동산 경기가 악화로 재건축·재개발 사업 현장이 줄어들면서 건축사사무소들이 너도나도 설계자 선정 공모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미분양 리스크와 원가 상승 압박으로 수주에 신중을 기하는 시공사들의 행보와 대비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북 미아3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은 최근 코오롱글로벌과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조합은 지난 1월과 3월에 시공사 입찰 공고를 냈지만, 입찰 한 곳은 코오롱글로벌이 유일했다. 2회 이상 유찰됐기 때문에 향후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설계자 선정 공고’ 당시 분위기와 대조적인 풍경이다. 당시에 무려 13곳의 건축사무소가 입찰했다. 조합은 이 가운데 4곳을 최종 후보로 선정한 뒤 총회를 거쳐 최종 계약자를 결정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370-9번지 일원에 소규모재건축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공덕현대아파트도 사정은 비슷했다. 지난달 12일 마감된 ‘설계자 선정을 위한 첫 공모’에 13곳의 건축사무소가 입찰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그런데 지난 2일 마감된 시공사 입찰때는 단 한 곳도 입찰하지 않았다.
한 조합 관계자는 “설계자 선정 시에는 다양한 업체에서 화려한 디자인을 제출하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기대감이 확 커졌다가 시공사 선정 단계에서 차갑게 식는다”며 “설계자 공모 과정은 오히려 너무 많은 곳에서 입찰해서 세세하게 디자인을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재건축 조합들은 ‘설계자 모시기’에 분주했다. 부동산 경기가 좋아서 일거리가 넘쳐났던 덕분에, 설계사들이 애써 공모에 참가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사업 제안만으로도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아파트지구 4구역은 설계자 선정을 위한 공모를 진행했지만, 무응찰로 유찰된 바 있다. 이후 조합은 재입찰을 거친 끝에 단독 입찰을 한 A건축사무소와 수의계약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제는 먹거리를 찾아 자발적으로 나서야 하는 처지다. 특히 시공사와 조합 간 공사비 갈등이 생기면서 공사 자체가 중단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최대한 많은 입찰을 따내 수익의 공백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야 하는 실정이다. 시점상 시공사보다 설계자 선정이 우선하기 때문에 ‘일단 입찰에 참여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입찰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설계자들의 ‘경쟁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 재건축이나 재개발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용역비 액수도 높다.
한 건축사사무소 관계자는 “과거 100건의 현장이 있었다면 현재는 20~30건으로 줄어들었다. 설계자 공모를 하는 사업 중에서 현실적으로 진행될 수 없는 사업도 있다”며 “경쟁으로 인해 수주에 성공하는 사례도 과거보다 줄어들었기 때문에 건축사사무소들은 더욱 공격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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