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0억 썼는데..부상자에 흔들리는 메츠, 산체스가 돌파구 될까[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산체스가 메츠에 돌파구를 제공할 수 있을까.
뉴욕 메츠는 5월 10일(한국시간) 포수 개리 산체스와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오를 경우 연봉 150만 지급하는 마이너리그 계약. 산체스는 트리플A 팀에 합류해 빅리그 콜업을 노린다.
스티브 코헨 구단주의 '마르지 않는 지갑'이 있는 메츠는 오프시즌 큰 돈을 썼다. 에드윈 디아즈, 브랜든 니모 등 '집토끼'를 잡는데 많은 돈을 투자하기는 했지만 외부 영입도 적지 않았고 선수단 연봉 총액이 3억 달러를 훌쩍 넘는다(약 3억5,500만 달러, 한화 약 4654억 원). 메츠가 내야할 사치세 벌금 액수는 스몰마켓 구단의 연봉 총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하지만 그렇게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을 쏟아부었음에도 메츠의 시즌 초반은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 10일까지 메츠가 기록한 성적은 17승 19패, 승률 0.472.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3위에 그치고 있고 최약체 중 하나로 평가받는 마이애미 말린스보다도 순위가 낮다. 지난해 우승을 다퉜던 지구 1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승차는 벌써 무려 8경기차로 벌어졌다.
연봉이 가장 높은 두 선수인 '원투펀치' 저스틴 벌랜더와 맥스 슈어저가 부상과 부진으로 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고 이들과 함께 로테이션을 꾸려야 했던 카를로스 카라스코, 호세 퀸타나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역대 불펜투수 최고액 계약으로 잔류한 디아즈는 WBC에서 부상을 당해 시즌을 마쳤고 또 다른 영입 선수인 브룩스 레일리도 현재 부상자 명단에 있다.
마운드의 문제도 심각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최악인 포지션이 있다. 바로 포수다. 메츠는 10일까지 포수 포지션의 OPS가 0.524로 메이저리그 전체 29위다. 메츠보다 포수의 타격 성적이 나쁜 팀은 마이애미(OPS 0.448) 뿐이다.
지난해까지 안방을 지킨 제임스 맥캔을 떠나보낸 메츠는 오프시즌 FA 시장에서 새 주전 포수를 영입했다. 2년 1,500만 달러(1+1년 선수 옵션) 계약으로 품은 포수는 빅리그 8년차 베테랑 오마 나바에즈였다. 2016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데뷔해 시애틀 매리너스, 밀워키 브루어스를 거친 나바에즈는 메츠 입단 전까지 7시즌 동안 600경기에서 .258/.343/.386 51홈런 191타점을 기록했다. 2019시즌에는 시애틀에서 22홈런을 쏘아올렸고 2021시즌에는 밀워키에서 올스타에 선정됐다.
하지만 나바에즈는 올시즌 5경기만에 종아리 부상을 당했고 현재 60일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상태다. 6월 초는 지나야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 메츠는 현재 '특급 유망주' 프란시스코 알바레즈와 기존 백업 포수였던 토마스 니도로 안방을 꾸리고 있지만 성적은 최악이다.
이런 상황에서 메츠는 외부에서 '보험'을 영입했다. 바로 산체스다. 산체스는 메츠가 보유한 어떤 포수보다 뛰어난 커리어를 가진 선수다.
1992년생 우투우타 산체스는 뉴욕 양키스의 최고 유망주 출신이자 '뉴 코어4'로 불리며 양키스 전력의 중심으로 활약하던 선수다. 2015년 양키스에서 데뷔했고 2021시즌까지 양키스에서 뛰었다.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7년 동안 538경기에 출전했고 .230/.318/.487 138홈런 340타점을 기록했으며 신인왕 투표 2위, 올스타 선정 2회, 실버슬러거 수상 1회, MVP 투표 22위 등 굵직한 커리어를 쌓았다. 지난시즌에는 미네소타 트윈스의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빅리그 8시즌 통산 성적은 666경기 .225/.311/.467 154홈런 401타점이다.
비록 2020년 단축시즌을 지나며 성적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20개 전후의 홈런을 충분히 기록할 수 있는 장타력을 가졌고 지난해 미네소타에서는 그동안 최대 약점으로 지적받던 수비에서도 발전을 이뤘다.
다만 올시즌 시작은 매우 좋지 못했다. 지난해 미네소타에서 시즌을 마치고 FA 시장에 나온 산체스는 새 팀을 찾지 못해 'FA 미아'로 개막을 맞이했고 4월 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트리플A에서 부진했고 5월 초까지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해 옵트아웃을 선언하고 다시 시장에 나왔다. 그리고 메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20대 후반부터 성적 하락이 시작된 산체스는 이제 30세가 됐고 올해도 부진한 모습이다. 아직은 전성기 나이지만 에이징커브 이론에 따르면 30대에 접어든 선수는 언제든 급격한 기량 하락을 맞이할 수 있다. 이대로 커리어가 쭉 떨어진다고 해도 크게 이상할 것은 없다.
하지만 아직 '노장'으로 불릴 나이가 아니고 빅리그에서 충분히 보여준 것이 있는 선수인 만큼 여전히 기대치는 있다. 메츠 입장에서는 커리어 초반에 비해 부진했던 지난 2년(245G .205/.294/.399 39홈런 115타점) 정도의 모습만 보여준다고 해도 지금보다는 안방이 훨씬 강해지는 상황이다. 인센티브를 포함해도 최대 270만 달러만 지급하면 되는 만큼 '가성비'도 좋다.
기본적으로 강력한 전력을 가진 메츠인 만큼 산체스가 예전과 어느정도 성적을 내준다면 충분히 포스트시즌 진출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날 수도 있다. 올시즌 종료 후 다시 FA 시장에 나서 재평가를 받아야 하는 산체스 입장에서도 메츠는 'FA 반수'를 할 팀으로 부족함이 없다.
물론 산체스가 마이너리그에서 '빅리그급 컨디션'을 갖췄다는 것을 증명해야 이후의 일이 진행될 수 있다. 과연 또 다른 뉴욕 팀에 입단한 산체스가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개리 산체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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