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무더기 하한가 사태, 짖지 않은 '워치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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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로 국내 주식시장이 어지럽다.
확실한 한 가지는 이번 사태에 '워치독(watchdog)'은 없었다는 사실이다.
워치독을 직역하면 '감시하는 개'라는 뜻으로, 주식시장에서 대표적인 워치독은 금융감독원이다.
그러나 대성홀딩스·선광·삼천리·서울가스·다우데이타·세방·하림지주·다올투자증권 등 8개 종목이 지난달 동시 다발적으로 하한가를 기록하기 전까지 워치독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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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로 국내 주식시장이 어지럽다. 국내 증시에 대한 불신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 라더라', '통정매매(주가조작 세력끼리 서로 짜고하는 거래)로 움직였다더라', '대주주가 관여했다더라...' 확인되지 않은 '카더라'식 추측이 난무한다.
확실한 한 가지는 이번 사태에 '워치독(watchdog)'은 없었다는 사실이다.
워치독을 직역하면 '감시하는 개'라는 뜻으로, 주식시장에서 대표적인 워치독은 금융감독원이다. 시장의 위험이나 문제 가능성 등에 대해 감시하고 경고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그러나 대성홀딩스·선광·삼천리·서울가스·다우데이타·세방·하림지주·다올투자증권 등 8개 종목이 지난달 동시 다발적으로 하한가를 기록하기 전까지 워치독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시장에서 금융당국의 늑장 대응을 비판하는 이유다.
특히 일부 종목의 경우 길게는 2~3년의 장기간 동안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올랐지만, 금융당국은 사전에 이러한 징후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비 전문가인 일부 주식 투자자들도 유통 주식(수급)없이 오르는 이들 종목 그래프를 두고 '그림으로 그린 것 같다(인위적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것 같다)'고 의심할 정도였으니, 당국이 제 역할을 했다고 항변하긴 쉽지 않다.
이번 사태의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차익결제거래(CFD)와 관련해서도 금감원이 6년 전부터 다수 보고서 등을 통해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금감원은 CFD 규제방안 논의를 비롯해 최소 증거금률 적용 시행, 투자자 유의사항 배포 등 앞서 리스크 대응 조치를 적극 추진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CFD의 구조적 허점을 '잘 이용한' 작전(주가 조작) 세력은 뛰는 금감원 위에서 날고 있었던 셈이다.
이번 사태의 파급력은 결코 작지 않다. 작전 세력의 꾐에 넘어간 투자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CFD로 투자 원금보다 많은 빚을 지게 됐고, 선의의 일반 투자자들도 연이은 하한가로 큰 손실에 직면했다. 일부 종목의 대주주와 작전세력간 고소·고발전에 피해자들의 집단 소송까지 이어지면서 당분간 소란이 이어질 듯 하다.
금감원은 이번 사태의 본질을 하루 빨리 직시하고, 늦게라도 워치독의 역할을 해야만 한다. 그래야 바닥으로 떨어진 자본시장의 신뢰성을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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