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안의 의료기기를 무선으로 충전해주는 스타트업 - 에너지마이닝[혁신, 스타트업을 만나다]
죽음이 두려운가?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태어났다. 나는 어린이날 오전에 둘째딸을 데리고 금천구에 있는 장례식에 들려 선배 부친상에 참여하고, 점심에는 김동현 변리사의 결혼식에 참여했다. 그 사이에 지인의 득녀 소식에 축하를 보냈다. 탄생과 만남, 그리고 죽음은 일상이지만, 사람들은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다. 그것은 각자에게 ‘나의 일’이기 때문이다.
철학자 하이데거(Martin Heidegger)에 의하면, 인간은 그 어떤 특별한 의미 없이 세계로 ‘내던져진 자’이다. 이 ‘내던져짐’에는 거룩한 신의 섭리도, 정해진 운명도 없다. 그렇게 우리의 삶은 시작되었고, 다양한 일에 휘말리다가 신체적 기능의 한계에 다달아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교통사고로 뇌가 정지되거나, 수명이 다해서 심장이 멈춘다. 코로나로 쇼크에 빠져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누군가의 죽음은 그 존재를 더 이상 만날 수 없기에 나에게 슬픈일이다. 죽음은 인간에게는 최대의 숙제고, 너무나 당연한 숙명이다.
유발 하라리(Yuval Harari)는 그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호모 데우스(HOMO DEUS)’에서 이제 인간은 ‘신’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 그렇다. 40세의 평균수명이었던 인간은 불과 300년만에 80세를 넘어 120세의 평균수명을 바라보고 있다. 세계적 석학이자 발명가인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2021년 구글 엔지니어링 이사로 임명되면서 ‘죽음 해결하기’가 창립 목표인 칼리코(Calico)를 설립하였다. 페이팔의 공동창립자 피터 틸(Peter Thiel)도 영원히 사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고백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인 빌 게이츠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서 자신의 뇌가 계속 작동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어떤 전문가들은 인간이 2200년에는 죽음을 극복할 거라 생각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그 시점을 2100년으로 잡는다. 커즈와일은 한층 더 낙관적이다. 사실, 1957년생인 우리 어머니는 몇년 전 인공슬관절 수술을 받으셨는데, 매우 후회하셨다고 한다. ‘진작 받을걸’이라는 말씀으로 대변되는 이 수술은 지금 60이 넘어서 무릎통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에게는 매우 인기있는 수술이 되어가고 있다. 무릎은 쇠로 만들어진 인공슬관절로 치환되고, 고통은 사라진다. 어르신들은 자신의 몸안에 ‘쇠’가 들어갔다고 스스로를 ‘로보캅’이라고 너스레를 떨지만, 실제 우리는 ‘포스트 휴먼’이 되어가는 초입에 있는 것이다.
에너지마이닝(대표 박현문)은 초음파 기반 무선충전 기술을 연구하는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이다. 인체에 무해한 초음파를 활용하여 체내삽입형 의료기기를 충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당뇨병 환자들이 반드시 필요료하는 인슐린 펌프, 언제 심장에 문제가 생겨도 이상하지 않은 환자들을 위하여 인공적으로 전기 자극을 만들어내는 인공 심장 박동기(페이스메이커), 개복하지 않고도 몸안을 볼 수 있는 캡슐내시경 등 의료기기는 이제 우리 몸에 인공관절 같은 ‘기계’를 넘어서 각종 전자기기를 접합하는 수준까지 와있다. 체내삽입형 의료기기 부품 시장의 규모는 2021년 기준 약 34조 원에 달하며 매년 성장해 2026년에는 37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이들 의료기기는 한정적인 배터리 수명 문제로 주기적인 교체 수술이 필요한데, 교체 수술은 환자 사망에 대한 위험부담은 물론이고 치료비용 증가 등으로 시장 확대의 제약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 창업한 ㈜에너지마이닝은 시장 확대를 가속하기 위한 ‘초음파와 마찰전기를 이용한 무선 충전’ 기술 개발에 나섰다. 기존 체내 무선 충전기술들은 체내 심부 깊이 충전 및 의료기기의 티타늄 케이스 투과가 어렵고 발열, 출력 부족, 안정성 등의 한계가 있다. 하지만 에너지마이닝의 초음파 기반 마찰전기 발전 기술은 무선 충전이 가능하고 인체에 무해하며, 체내 깊이 위치한 의료기기도 충전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다.
앞으로 다양한 전자기기들이 우리 인간에 접목될 것이다. 모든것은 죽음에 대한 도전이며, 우리는 점점 수명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에너지마이닝의 도전이 어떤 결과를 얻을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세계적인 의료기기 회사들이 꼭 필요로 하는 기업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엄정한 변리사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한 후 코스닥 기업에서 프로그래밍 및 사업개발을 담당했다.
20대 초반부터 세 번의 창업을 하였으며 현재 약 800개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 및 기술창업 기업들을 고객으로 하는 BLT 특허법률사무소의 대표 변리사로 재직 중이다. 20여 회 이상의 엔젤투자를 진행한 활동을 토대로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공인 액셀러레이터인 ‘컴퍼니비’를 창업해 역량있는 스타트업들을 돕고 있다. 현재까지 4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저서로 ‘특허로 경영하라’, ‘기술창업 36계’ 등이 있다.
엄정한 특허법인 BLT 파트너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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