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4%대 물가상승률…美금리 멈출까? 나스닥 점프 [뉴욕마감]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 5. 1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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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와 태풍의 여파로 농수산물 가격과 원가 상승 등으로 인한 가공식품의 가격이 오른 가운데 15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년래 최저치인 4.9%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자 나스닥 지수가 1% 이상 상승했다. 10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30.81포인트(0.09%) 하락한 33,531.33을 기록했다. 그러나 S&P 500 지수는 18.47포인트(0.45%) 오른 4,137.61에 마감했고, 나스닥은 126.89포인트(1.04%) 상승해 지수는 12,306.4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4월 CPI가 전년보다 4.9% 상승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 2021년 4월 이후 2년 만에 최소폭으로, 전문가 예상치인 5.0%보다 0.1%p 낮았다. 4월 CPI는 전월에 비해서는 0.4% 상승해 3월(0.1%)보다는 증가폭이 컸다. 하지만 예상치와는 차이가 없었다.

중앙은행이 물가상승 척도로 중시하는 근원 CPI는 지난해보다 5.5% 올라 예상치에 부합했다. 근원 CPI는 물가지수를 구성하는 요소 가운데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것으로 좀 더 정확히 인플레이션을 측정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저감이 비로소 시작되고 있어 하반기 미국 경제가 물가공포에서는 일단 벗어나리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고 분석했다. 4월 물가는 주택가격과 휘발유, 중고차 가격 등이 상승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난방유와 신차가격, 가정식재료 등은 하락요인이 됐다. LPL파이낸셜 전략가 퀸시 크로스비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시행한 긴축정책이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1년 2개월 동안 총 10번의 금리인상으로 기준금리를 500bp나 끌어올렸는데 1년여만에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인플레 이제 잡히나…국채금리 급락
물가가 잡히고 있다는 분석에 국채 금리는 급락세를 보였다. 물가가 떨어진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침체가 그만큼 빨라지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국채에 수요가 몰리며 그만큼 가격(수익률의 반대)이 오른 것이다.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보다 10.8bp 하락한 3.916%을 기록하고 있다. 장기채인 10년물 금리는 3.445%로 전일보다 7.7bp 떨어졌다. 연준이 더는 금리를 높이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투자가들이 가지게 된 결과로 보인다.

오완다의 애드 모야 전략가는 "물가는 잡히고 있지만 주택가격이 여전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디스인플레이션 프로세스는 유지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며 "인플레이션은 앞으로 몇 달 동안 계속 감소하겠지만 노동시장의 강세를 감안할 때 목표치인 2%로 다시 돌아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행권 헤매는데…줍줍 성공자는 대박

이틀 간 오르던 지방은행 팩웨스트뱅코프는 이날 0.49% 하락했다. 지방은행 관련 상장주가지수펀드인 The SPDR S&P Regional Banking ETF(KRE)도 1% 가까이 빠졌다. 대형은행 가운데 골드만삭스가 0.68% 내렸고, 뱅크오브아메리카도 1.23% 하락했다.

망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을 인수한 퍼스트시티즌은행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서 주가가 7.45% 급등했다. 퍼스트시티즌은 약 1070억 달러 규모의 SVB 자산을 할인가격에 인수하면서 세금을 뗴고도 98억 달러 가량의 이익을 내서다. 퍼스트시티즌은 지난 1분기 순이익이 95억2000만 달러로 전분기 2억5700만 달러보다 37배 늘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날 미국 검찰이 은행 주식의 공매도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잠재적인 시장조작이 실제로 JP모건의 지적대로 지방은행의 위기를 더 부추겼는 지를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런 소문이 공론화되면서 지방은행들의 주가폭락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특징주 - 알파벳 아이칸엔터 리비안 로블록스 에어비앤비
알파벳

나스닥 전체에 기대심리가 퍼진 가운데 구글이 이날 캘리포니아 마운틴 뷰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새로운 휴대폰 기기를 발표해 주가는 4% 이상 급등했다. 새 기기는 1799달러 가격에 발표된 구글 최초의 폴더플폰으로 구글은 이 기기에 AI(인공지능) 검색 기능을 덧붙여 경쟁력이 높이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칼 아이칸의 기업인 아이칸엔터프라이즈는 이날 뉴욕 남부 지방검찰청으로부터 수색을 당한 후 주가가 15.14% 급락했다. 검찰은 아이칸엔터의 지배구조와 자본화, 증권 제공, 배당금 등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아이칸의 회사가 공매도 문제에 개입된 것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업체 리비안은 이날 1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적고 올해 5만대 생산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발표해 오전장에서 10%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주가상승은 오후장 들어 잦아들었고 마감에는 1.8% 상승으로 오름폭을 반납했다.

게임사 로블록스는 예상보다 큰 손실을 보고하고 8% 이상 하락했지만 장 마감에는 7.41% 상승으로 반등했다. 로블록스는 1분기에 주당 44센트의 손실을 기록했는데 예상치인 40센트보다 높았다. 하지만 회사는 일일 사용자수와 참여시간 등이 23% 증가했다고 밝혀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휴가예약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2분기 전망을 약화하면서 10.92% 급락했다.
한국 중소벤처기업부 2조 벤처투자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국고 1조원을 투입해 벤처 펀드를 조성하고 외부자금 매칭으로 총 2조원 규모의 벤처캐피탈 투자가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분기 한국 벤처캐피털 투자는 전년보다 60.3% 급감했는데 이를 다시 원상태로 되돌리기 위한 조치다.

이 장관은 고금리 상황에서도 민간자본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도록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더 만들고, 글로벌 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미국방문과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면담 등을 통해 이를 구체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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