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갚을 돈 내일로 미루다가…저신용자 다수 '18~20%' 늪에
리볼빙 이용자의 상당수가 18~20%에 이르는 고금리를 적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카드사에선 대출성 리볼빙 고객의 99%가 18~20% 고금리를 적용받았다. 리볼빙 고객의 대부분이 저신용자여서 고금리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는 리볼빙의 높은 금리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고 서비스를 신청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리볼빙은 카드사에 내야 할 돈의 일부를 다음달에 갚을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결제성 리볼빙을 이용하면 카드 결제로 발생한 할부금 중 일부 금액의 납부를 미룰 수 있고 대출성 리볼빙을 이용하면 현금서비스 받은 금액 중 일부 금액의 상환을 연기할 수 있다.
카드사별로 보면 우리카드에서 고금리 쏠림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3월말 기준 18~20% 금리로 우리카드 결제성 리볼빙을 이용한 고객은 전체의 76.2%였다. 우리카드의 대출성 리볼빙 고객은 97.9%가 최고금리 구간을 적용받았다.
KB국민카드는 결제성 리볼빙 고객의 48.7%, 대출성 리볼빙 고객의 98.5%가 최고금리 구간에 속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는 결제성 리볼빙 고객 53.1%, 대출성 리볼빙 고객 82.3%에게 18~20% 금리를 적용했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의 결제성 리볼빙 최고금리 구간 고객 비중은 각각 39.0%, 49.0%로 절반을 넘지 않았으나 같은 구간 대출성 리볼빙의 고객 비중은 각각 84.3%, 85.2%에 이르렀다. 하나카드도 결제성 리볼빙 고객 40.8%, 대출성 리볼빙 고객 82.8%가 18~20% 금리를 적용받았다.
삼성·비씨·NH농협카드는 상대적으로 고금리 고객이 적었다. 각 사에서 18~20% 금리를 적용받는 결제성 리볼빙 고객 비중은 △삼성카드 25.6% △NH농협카드 20.8% △비씨카드 5.37% 등으로 30%를 밑돌았다. 또 삼성카드의 대출성 리볼빙 최고금리 고객 비중은 46.4%로 나타났다. 비씨·NH농협카드는 대출성 리볼빙을 취급하지 않는다.
리볼빙 이용자가 대부분 저신용자이기 때문에 고금리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리볼빙은 따로 대출을 받는 게 아니라 이미 결제하거나 빌린 돈의 일부를 나중에 갚는 서비스여서 생활비가 부족한 취약계층의 이용률이 높다. 또 카드론과 달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서 벗어나 있어 다중채무자가 즐겨 찾는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리볼빙은 기본적으로 저신용자가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최고금리를 적용받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리볼빙은 단기 대출성 서비스라 원래 카드론보다 금리가 높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금리는 고객의 신용 등급에 따라 정해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저신용자의 경우 적용 금리가 높아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는 만큼 리볼빙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상품의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 채 리볼빙을 신청하는 소비자가 많다"며 "저신용자는 법정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하는 금리를 내고 리볼빙을 써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최후의 수단으로 리볼빙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불가피한 상황에선 리볼빙을 이용할 수밖에 없겠지만 금리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고 리볼빙을 써야 한다"며 "카드사의 리볼빙 서비스 설명 의무도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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