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韓수출…중국 대신 '인도 개척' 나선 기업들
삼성, 성장하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서 애플과 맞대결
LG·현대차, 생산 기지 확대로 시장 공략 나서
인도, 2027년 세계 경제 3위로…"글로벌 공급망 핵심"
우리나라 무역 적자가 1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26년 만에 최악의 기록이다. 미중 패권 경쟁이라는 지정학적 위기와 함께 2003년부터 20년 동안 1위 자리를 지켜온 대(對)중국 수출이 흔들리면서다.
따라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은 '인도'를 주목하고 있다.
20년 무역흑자 1위 중국…1분기 적자전환
11일 재계에 따르면, 2003년 대중국 수출액은 351억 달러로 미국을 처음 제친 뒤 그동안 우리나라 수출 비중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감소세로 접어들었고, 지난해 대중 무역은 12억 달러로 적자를 겨우 면했다. 그마저도 올해 1분기 누적 78억 4000만 달러의 적자로 돌아섰다.
즉 윤석열 정부 들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을 뜻하는 '안미경중'의 시대 대신 안보도 미국, 경제도 미국인 '안미경미'로 전환하는 국면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무역 적자 구조가 뿌리내리지 않기 위해서는 수출 시장을 분산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도로 눈 돌리는 기업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인도'로 진출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억 4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통해 통신장비와 가전제품 부품 제조에 나섰다. 특히 스마트폰 생산을 확대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격전지로 떠오른 인도에서 점유율 1위 달성이 목표다.
1분기 성적은 긍정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각 21%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주요 국가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80%를 넘어 포화 상태인 것과 달리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스마트폰 보급률이 5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직 인도 스마트폰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 애플이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다.
팀 쿡 CEO(최고경영자)는 1분기 실적 발표 때 "인도 사업에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면서 "인도는 '티핑 포인트(변곡점)'에 있고 애플은 인도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쿡 CEO는 인도 뭄바이에 애플스토어 1호 매장을 여는 행사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 규모 면에서 인도에 가장 큰 투자 기업은 삼성디스플레이다. 2020년 7억 달러를 투입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공장을 세웠다.
LG전자 역시 6천만 달러를 투자해 냉장고와 에어컨 등 가전제품 생산라인을 확대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전기차 제조 공장 등에 각각 6억 8천만 달러와 3억 달러를 투자해 인도 시장 공략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구글과 메타, 인텔 등 글로벌 기업 역시 인도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수십억에서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인도, 2027년 세계 경제 3위로…"글로벌 공급망 핵심"
이처럼 모두가 인도를 주목하는 첫 번째 이유는 높은 경제 성장률이다. 최근 10년 동안 인도의 경제는 연평균 6.6% 성장했다. 모건스탠리는 2027년 인도가 일본과 독일을 넘어 세계 3위 경제 대국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두 번째 이유는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인구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지난해 기준으로 중위 연령이 27.9세로 세계에서 가장 젊은 국가다. 여기에 실질 임금이 월 404달러로 중국(1526달러)과 베트남(753달러)보다 높은 경쟁력을 보인다.
여기에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의 핵심 국가인 점도 장점이다. 또 인도 정부도 글로벌 수출 기지가 되는 것을 목표로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 등을 펼치며 적극적인 투자 유치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중국을 대체할 만한 국가는 규모 면에서 인도가 유일하다"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의 변화를 고려할 때,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국가인 인도의 성장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의 1차 소비붐이 일던 2000년대 후반의 모습을 인도에서 찾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인도의 내수 소비 시장을 고려해 진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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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장성주 기자 joo501@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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