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새겨진 부처의 역동성… 밀교로 보는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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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은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오는 17일부터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 기념으로 '불교도상의 향연-동아시아 밀교만다라 특별전'을 연다.
불·보살과 명왕, 천신 등 판화로 만들어진 200여종의 불교미술 도상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회는 밀교가 발전했던 티베트와 일본의 작품이 주류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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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원주고판화박물관 개막
밀교 발전했던 티벳·일본 등
불·보살·명왕… 200점 전시
승적비사문천왕 최초 공개
“오대산 신앙도 밀교 영향”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은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오는 17일부터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 기념으로 ‘불교도상의 향연-동아시아 밀교만다라 특별전’을 연다. 불·보살과 명왕, 천신 등 판화로 만들어진 200여종의 불교미술 도상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회는 밀교가 발전했던 티베트와 일본의 작품이 주류를 이룬다. 산스크리트어로 ‘원’과 ‘중심’을 뜻하는 만다라 판화의 다양한 기하학적 모형, 신비로운 범어로 된 주문(진언)으로 불보살의 지혜와 복덕을 나타낸 ‘다라니’ 작품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밀교란 7세기경 인도에서 성립된 대승불교의 한 분야로 부처가 깨우친 진리를 직설적으로 은밀하게 표출한다는 의미를 가졌다. ‘준비된 제자’에게만 스승이 전해주는 비밀스런 가르침으로도 통하며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오대산을 중심으로 전파한 오대산 신앙과도 관련이 높다.
한선학 관장은 “밀교 미술은 다양한 도상과 역동성을 보여주는 향연과 같다”며 “우리나라 또한 밀교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았고 명상 등 현대 정신치료에도 응용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남녀 합일 등 일부 극단적인 인식이 밀교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자비와 지혜의 교합을 전파하는 밀교를 통해 불교를 더욱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회에 처음 출품되는 작품으로는 중국 당시대 그림을 1862년 일본에서 판화로 복각한 승적비사문천왕이 눈길을 끈다. 당나라에서 공부한 신라 명랑법사가 문무왕의 지시로 사회와 국가를 지키는 기도법인 ‘문두루법’을 실시해 당나라 병사들을 물리쳤다는 기록이 글로는 남아 있었는데, 이번 판화를 통해 국가나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는 밀교의 진호국가 의례가 당나라 때부터 성행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중국 송·원대 작품으로 추정되는 문수보살상 작품은 비단에 목판으로 찍은 범어가 들어 있는 다섯 명왕이 오방으로 호위하고 있다. 판각 등 작품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1904년 미국의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에 출품돼 금패를 받은 대형 공작명왕상 불화판화도 소개된다.
한국 유물로는 고려시대 판각된 금강계, 태장계다라니와 유가심인도가 돋보인다. 또 강원도 유형문화재로 1658년 신흥사에서 개판한 안심사 제진언집과 강원도 문화재자료인 만연사판 중간진언집을 통해 밀교의 세계를 입체적으로 전달한다. 제진언집은 밀교 경전과 각종 불교 의식에 사용한 다라니 진언 등을 모아 엮은 책을 뜻한다.
한선학 관장은 “그동안 수집한 고판화박물관 유물 6000여점 중 불교 회화사와 판화사에 주목 받는 ‘밀교’와 관련된 목판과 전적, 불화 판화 등 200여점을 선별했다”며 “동아시아인들이 꿈꿔왔던 현생에서 성불하는 즉신성불의 길인 밀교의 세계를 고판화를 통해 더욱 쉽게 이해하길 바란다”고 했다.
김진형 formati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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