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엑소 카이, "웃으면서 가자, 연락할게, 기다려, 사랑해" 그저 엑소엘 생각뿐···무료 팬미팅 '화제'
[OSEN=오세진 기자] 엑소 카이가 군에 입대한다. 입대 전 팬 사랑의 정성을 쏟은 카이의 팬미팅 후기가 쏟아지고 있다.
11일 입대 예정인 카이는 이틀 전인 지난 9일 입대 전 팬미팅인 'aKAIve'를 열었다. 관객 수는 1000명 남짓, 심지어 티켓은 전부 무료였다. 그러나 팬들 중 이를 기뻐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미니 솔로 3집 로버 활동을 성공적으로 끝낸 카이에게 남은 건 6집 '옵세션' 이후 첫 단체 무대가 될 엑소 컴백이 예정됐으나 그는 8일 전 갑작스러운 입대가 알려져 모두 충격에 휩싸였다.
그럼에도 팬과의 인사를 할 수 있는 공식적인 자리가 생겼다. 카이의 말대로 "회사를 협박해서라도 만날 수 있도록 해볼게"라고 했던 그 말은 과연 진짜가 됐다. 언젠가 가야할 군대라는 건 카이도, 카이의 팬도 아는 사실이다. 날벼락 같은 헤어짐에도 결국 만나는 자리는 성사됐다. 뿐만 아니라 현장에 올 수 없는 팬을 위해 유튜브 생중계도 결정되었다. 이에 카이는 "정말 매니저 형들이랑 회사에게도 고맙다"라며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한 팬미팅은 카이 팬들이 자부심을 갖는 세련된 남자 솔로의 상징 'Mmmh(음)'이었다. 당장은 탄성보다는 안타까움에 물든 함성이 컸다. 카이는 아름답고 완벽한 무대를 꾸렸지만 입대 전 마지막 무대라는 것에 팬들의 마음뿐 아니라 목소리까지 옥죄어들었을 테다.
무대가 끝나자 카이는 밝고 환하게 웃었다. 함성 소리에도 "어어어어 이러던데"라면서 재치있게 흉내를 내었다. 이내 'aKAIve'(아카이브)라는 이름에 따라 카이에 대해 특별히 기억 나는 사진과 그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당연히 엑소 데뷔 티저를 찍은 카이부터 시작해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이 지나갔다. 또한 카이와 팬들이 서로에게 원할 만한 소원을 공개해 들어주는 시간도 가졌다.
카이의 진행은 유쾌하고 재치있었다. 오로지 웃음으로만 가득 찬 시간 속에서 팬들은 기쁨에 물들었다. 이어진 'Peaches'(피치스)와 'ROVER'의 무대는 더할 나위 없는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카이의 무대는 자신의 춤과 노래로 새로운 시간을 짜서 내미는 효과가 있었으니 말이다.
어느덧 공연이 끝난 시간이 되었다. 카이는 모든 공연 끝순서에서 관객과의 촬영을 위해 뒤를 돌아 몸을 옹송그렸다. 여느 때라면 무대 위로 스태프가 나타났어야 했으나 불현듯 꺼진 전광판에서는 엑소의 리더 수호가 등장했다. 수호는 꼭 오고 싶었으나 뮤지컬 '모차르트'의 연습이 잡혀 엑소를 대표해 영상을 보냈다고 밝혔다.
실제로 입대 8일 전 급작스러운 군대 입대 관련 공지에 카이조차 당황한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현재 세훈과 카이를 제외한 엑소의 모든 멤버는 군 복무를 마쳤고, 엑소 컴백 준비와 더불어 개인 활동으로 스케줄이 꽉 찬 상황이었다.
수호는 유료 소통 콘텐츠에서도 밝혔던 엑소 단체에서 카이가 빠지는 아쉬운 심경을 카이에게도 전했다. 그러면서도 수호는 "시간이 값지고, 뭔가 내려놓고, 또 종인이만의 좋은 시간이 되길 바랄게"라는 말로 같은 멤버를 떠나 친구이자 동생에게 전하는 진심을 의연한 목소리로 간절히 전했다. 객석에서는 조용히 눈물이 터져 나왔다. 카이는 감사 인사를 전하며 무대를 마무리 짓는 듯했다.
이후 실시간으로 온라인에는 팬들이 올리는 영상 후기가 남았다. 이내 유튜브 생중계 송출이 끝나자 카이는 조금은 더 편하게, 그러나 더더욱 의연하게 팬들을 다독였다. 카이는 군 복무에 대해서 "새로운 경험,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며 성숙한 답변을 말하다가도 눈물 젖은 관객석을 한 번씩 응시하면 "나 쉬러 가는 거야"라며 애써 팬의 입장에서 그나마 안도할 듯한 말만 골라해주었다.
그러나 카이 또한 아쉬운 듯 무대를 뱅글뱅글 돌았다. 관객석을 한참이나 골고루 바라보면서도 자신이 해야 하는 말을 고르고 또 골랐다. 물론 카이는 팬과 가깝게 여기기 때문에 "사실 8월에 단독 콘서트를 생각했다"라는 말을 팬미팅에서나 할 정도로 팬에 대한 사랑과 신뢰는 두터웠다. 그랬기에 이 아쉬운 순간에도 그는 울지 않았다. 그저 해줄 말이었고, 그러니 괜찮다고 다독이는 것이었다.
다만 감정이 북받치는 것을 천천히 헤아리던 카이는 이내 분위기를 놓았다 끌었다 재치있게 웃으며 이야기하더니 안녕을 고하고 무대를 떠났다.
그러나 팬들이 떠나지 못했다. 카이가 사라지나 소리 한 번 안 내고 조용히 울던 팬들이 조금씩 소리내어 눈물을 터뜨렸고, 카이의 본명인 "김종인"을 연호하는 목소리는 10여 분을 넘게 공연장을 채웠다. 결국 카이는 다시 나왔다. 카이의 얼굴에는 미소와 함께 살짝의 곤란함이 담겼는데, 그것은 스스로 어쩌지 못해서 안타깝고 아쉬워서 팬들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결국 카이는 말했다. "여기에서 나가고 싶지 않아"라고. 즉 팬과 함께 있고 싶다고 말이다.
항상 사려 깊은 카이는 공연장에 있는 스태프들의 퇴근을 걱정하더니 팬들을 향해 행복과 건강과 꿈과 그리고 자신이 키워드가 될 법한 이야기를 건넸다.
이윽고 무대를 뒤로 할 시간이 되었다. 이제 더는 여유는 없었다. 부랴부랴 잡은 이 공연장만 해도 기적이었다. 카이와 엑소엘은 누가 뭐라고 할 것도 없이 천천히 진짜 '안녕'의 말을 준비했다.
카이의 팬들은 공연 내내 관객석에서 개인 멘트를 자제했지만, 이제 진짜 안녕할 시간이 되자 무대를 크게 한 바퀴 돌며 1,2층 골고루 인사하는 카이에게 "조심해", "건강해", "아프지 마", "밥 잘 먹어" 사소하고 다정한 안부를 조그맣게 남겼다. 카이는 환하게 웃었다.
카이는 팬들의 아주 작은 목소리들을 하나씩 들은 듯 "안 아파. 기다려. 갔다 오면 더 재미있는 거 더 많이 할 수 있어. 내가 많이 할 거야, 안 쉬고. 갈게 이제 진짜. 다들 조심히 가고. 연락할게. 갈게. 안녕. 웃으면서 가자, 웃으면서, 웃으면서 가야 해! 안녕"라고 말하며 하트를 크게 그리더니 뒤를 돌았다. 그러나 스테이지 뒤로 사라지는 모습에 공연장은 울음으로 잠겼다.
무료 팬미팅만 해도 놀라운데, 이후로도 한참이나 공연장을 남아있던 카이에 대한 후기가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데뷔 11년차에도 늘 인기가 있는 이유가 있다", "가수랑 팬이랑 진짜 끈끈해 보인다" 등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카이는 지난 3월 미니 솔로 3집 'ROVER'로 각종 차트 1위, 음악방송 2관왕을 석권했으며 금일 11일 입대, 한 달 간의 기초 훈련 후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한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유튜브 엑소 채널,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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