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이력' 산토스 美의원 체포돼…사기·돈세탁 등 13개 혐의 기소

김현 특파원 2023. 5. 11. 03: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모든 혐의 인정될 경우 최대 20년 징역형 선고…오후 법원서 기소인부절차
조지 산토스 미 공화당 연방하원의원.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가짜 학력과 이력 파문이 일었던 조지 산토스 미 공화당 연방하원의원이 10일(현지시간) 사기, 돈세탁, 공금 횡령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CNN방송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산토스 의원의 각종 의혹을 수사해 온 뉴욕 동부연방지방검찰청은 산토스 의원을 13개 혐의로 기소한 직후 체포해 구금 중이다.

사기 혐의 7건, 돈 세탁 혐의 3건, 공금횡령 1건, 미 하원에 거짓 진술한 혐의 2건 등이다.

산토스 의원의 모든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대 20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산토스 의원이 자신의 개인 계좌를 통해 선거자금을 세탁, 이를 유용해 명품 옷 구매와 자동차 할부금 납부 등 수천 달러를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직장이 있으면서도 실업수당을 신청해 2만4000달러(약 3173만원)를 부정 수급한 혐의와 하원에 제출한 재산공개 서류에 소득과 자산 등을 거짓으로 적어 낸 혐의도 받고 있다.

브리언 피스 뉴욕 동부연방지검장은 성명을 내고 "이번 기소는 산토스의 다양한 사기 음모와 뻔뻔한 사칭 행각에 대해 책임을 지우려는 것"이라며 "기소된 혐의들은 그가 연방 의사당까지 올라가고 재산을 불리기 위해 반복적인 거짓말과 사기에 의존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산토스 의원은 이르면 이날 오후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연방법원에서 기소인부절차를 진행한다. 산토스 의원은 기소인부절차에서 판사의 결정에 따라 풀려날 가능성도 있다.

브라질 이민자 2세인 산토스는 공화당 소속으로는 이례적으로 동성애자임을 공개하고 지난해 11월 뉴욕주 롱아일랜드와 뉴욕시 퀸스 일부가 포함된 연방하원 제3선거구에서 승리해 워싱턴DC 의사당 입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중간선거 이후 뉴욕타임스(NYT)가 산토스의 경력 대부분이 날조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바루크칼리지와 뉴욕대(NYU)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고 주장했지만 "어떤 고등교육 기관에서도 졸업한 적이 없다"고 인정했고,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에서 일했다는 이력 역시 허위임을 시인했다.

동성애자라고 해 왔던 성 정체성 문제도 과거 여성과 결혼생활을 했던 게 드러나면서 이 또한 거짓 의혹이 제기됐다.

선거자금 유용을 비롯한 각종 사기 의혹도 불거졌다. 동물 구호단체를 만들어 성금을 모은 뒤 가로챘다는 보도가 나왔고, 지난 2008년 모국 브라질에서 훔친 수표를 사용한 혐의로 브라질 검찰의 사법 조치 가능성도 제기된다.

해당 보도가 나온 이후 산토스는 사퇴 여론에 직면했다. 그의 지역구가 속한 뉴욕주 출신 6명을 포함해 공화당 의원 9명도 산토스 의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지난 2월엔 미 의회에서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연설 당시 당내 거물인 밋 롬니 상원의원이 산토스 의원을 마주치자 "부끄럽지도 않느냐. 여기는 네가 있을 곳이 아니다"라고 꾸짖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산토스 의원은 이같은 사퇴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재선 도전 의사까지 밝혔었다.

공화당은 일단 산토스 의원의 재판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불법선거 모금 혐의 등에 대한 유죄 선고를 받은 뒤 지난해 3월 의원직을 사퇴했던 제프 포텐베리 전 공화당 하원의원의 사례를 거론, "포텐베리가 유죄로 판명된 뒤 저는 그에게 사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며 "그것이 이에 대한 제 정책과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소는 법적으로 산토스 의원이 하원의원직을 유지와 의원으로서 활동을 하는 데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CNN은 전했다.

다만, 2년 이상의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 해당 의원은 하원 규칙에 따라 본회의 또는 위원회에서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다고 CNN은 밝혔다.

gayunlov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