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 보여요” 외친 순간… 삼성 ‘시각보조기술’ 빛을 보다
홍석호 기자 2023. 5. 1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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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시력 시각장애를 갖고 계신 분들은 모든 여가활동이 TV를 통해 이뤄져요. 시각장애인과 TV라니 낯설겠지만 다른 여가는 더 어려워서. 환한 TV에 가까이 다가가 볼 수밖에 없죠." 8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박경아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는 TV에서 '릴루미노 모드' 개발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은 릴루미노 모드를 적용한 TV 시제품을 들고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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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TV ‘릴루미노 모드’ 개발 뒷얘기
“저시력 시각장애를 갖고 계신 분들은 모든 여가활동이 TV를 통해 이뤄져요. 시각장애인과 TV라니 낯설겠지만 다른 여가는 더 어려워서…. 환한 TV에 가까이 다가가 볼 수밖에 없죠.”
8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박경아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는 TV에서 ‘릴루미노 모드’ 개발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릴루미노는 ‘빛을 되돌려주다’라는 뜻의 라틴어로, 삼성전자가 개발한 저시력 시각장애인 대상 시각보조기술의 명칭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사내벤처 ‘C랩’을 통해 릴루미노 기술을 개발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안경 등에 적용해 왔는데 올해부터는 TV에도 탑재했다.
릴루미노 모드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활용해 화면 속 이미지를 분석하여 외곽선을 또렷하게 만드는 기능이다. 명암비, 밝기, 색상, 선명도 등을 조절해 저시력 시각장애인들의 눈에 뿌옇게 보이는 이미지를 선명하게 인지하도록 돕는다. 국민건강통계에 의하면 교정시력 0.32 이하의 시력장애 유병률은 40세 이상에서 0.9%, 65세 이상에서 3.0%로 고령일수록 높다.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TV에 릴루미노 기능을 탑재하기로 한 것은 지난해 3월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은 릴루미노 모드를 적용한 TV 시제품을 들고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을 찾았다. 시각장애인들에게 유의미한 도움이 될지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기능을 시연한 것이다. 시연에 참석했던 시각장애인 중 한 명이 “축구공이 보여요”라고 말했다. 축구 경기 보는 것을 좋아했지만 시력을 점점 잃어가며 제대로 감상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박재성 수석연구원은 그 순간 ‘이거 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기존 릴루미노 기술은 스마트폰과 안경 등 가까운 거리에서 활용하는데 TV는 1∼3m가량 떨어져서 보기 때문이다. 개발팀 전원이 일반 시력자였다는 점도 어려움이었다. 릴루미노 기술이 제대로 개발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오히려 TV의 노이즈를 잡아내는 등 일반인보다 눈썰미가 좋은 이들로 가득했다.
그래서 택한 것이 저시력 체험안경이었다. 개발팀은 필름으로 시야를 뿌옇게 처리하는 체험 안경을 구입해 직접 써보면서 릴루미노 모드를 직접 체감하며 개발했다.
릴루미노 모드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임상시험도 진행했다. 박 교수는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67명의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릴루미노 모드가 유의미한 효과를 갖고 있음을 증명했다. 박 교수는 “임상 과정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사람의 얼굴을 볼 때 선명한 것보다 자연스러운 것을 선호한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이건 시험을 시작하기 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천적 시각장애인의 경우 기존에 인지하고 있는 형체나 피부색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에 자연스러움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임상 결과를 반영해 강·중·약으로 적용하는 기능을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릴루미노 모드를 더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 교수는 “매장의 키오스크, 학교에서 사용하는 교육용 장비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 시각장애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8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박경아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는 TV에서 ‘릴루미노 모드’ 개발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릴루미노는 ‘빛을 되돌려주다’라는 뜻의 라틴어로, 삼성전자가 개발한 저시력 시각장애인 대상 시각보조기술의 명칭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사내벤처 ‘C랩’을 통해 릴루미노 기술을 개발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안경 등에 적용해 왔는데 올해부터는 TV에도 탑재했다.
릴루미노 모드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활용해 화면 속 이미지를 분석하여 외곽선을 또렷하게 만드는 기능이다. 명암비, 밝기, 색상, 선명도 등을 조절해 저시력 시각장애인들의 눈에 뿌옇게 보이는 이미지를 선명하게 인지하도록 돕는다. 국민건강통계에 의하면 교정시력 0.32 이하의 시력장애 유병률은 40세 이상에서 0.9%, 65세 이상에서 3.0%로 고령일수록 높다.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TV에 릴루미노 기능을 탑재하기로 한 것은 지난해 3월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은 릴루미노 모드를 적용한 TV 시제품을 들고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을 찾았다. 시각장애인들에게 유의미한 도움이 될지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기능을 시연한 것이다. 시연에 참석했던 시각장애인 중 한 명이 “축구공이 보여요”라고 말했다. 축구 경기 보는 것을 좋아했지만 시력을 점점 잃어가며 제대로 감상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박재성 수석연구원은 그 순간 ‘이거 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기존 릴루미노 기술은 스마트폰과 안경 등 가까운 거리에서 활용하는데 TV는 1∼3m가량 떨어져서 보기 때문이다. 개발팀 전원이 일반 시력자였다는 점도 어려움이었다. 릴루미노 기술이 제대로 개발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오히려 TV의 노이즈를 잡아내는 등 일반인보다 눈썰미가 좋은 이들로 가득했다.
그래서 택한 것이 저시력 체험안경이었다. 개발팀은 필름으로 시야를 뿌옇게 처리하는 체험 안경을 구입해 직접 써보면서 릴루미노 모드를 직접 체감하며 개발했다.
릴루미노 모드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임상시험도 진행했다. 박 교수는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67명의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릴루미노 모드가 유의미한 효과를 갖고 있음을 증명했다. 박 교수는 “임상 과정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사람의 얼굴을 볼 때 선명한 것보다 자연스러운 것을 선호한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이건 시험을 시작하기 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천적 시각장애인의 경우 기존에 인지하고 있는 형체나 피부색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에 자연스러움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임상 결과를 반영해 강·중·약으로 적용하는 기능을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릴루미노 모드를 더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 교수는 “매장의 키오스크, 학교에서 사용하는 교육용 장비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 시각장애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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