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지식 Q] 러시아 ‘전승절’ 왜 5월 9일일까?

김동현 기자 2023. 5. 1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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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 시각)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제78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타스 연합뉴스

러시아의 78주년 전승절(戰勝節)인 지난 9일(현지 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참석해 우크라이나전을 “실제 전쟁”이라 칭하면서 의미를 부각했다. ‘전승절’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나치가 항복한 날을 뜻한다.

그런데 같은 유럽 국가임에도 전승절은 약간씩 다르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5월 8일을 전승절로 기념한다. 나치가 항복한 날은 1945년 5월 7일이다. 종전(終戰)의 효력 시점은 중앙유럽표준시(CET) 기준 5월 8일 오후 11시 1분이었다. 영국·프랑스 등이 5월 8일을 전승절로 삼는 이유다. 날짜가 변경되기 불과 한 시간 전을 발효 시점으로 삼는 바람에, 유럽 국가들보다 동쪽에 있는 러시아 모스크바 시각 기준으론 자정을 넘긴 5월 9일이 종전일이 됐다. 종전 시각을 좀 앞당겨 잡았다면 통일된 종전일이 성립됐을 수 있었다는 뜻이다.

한국·미국·중국은 독일이 아닌 일본이 항복한 날을 기념한다. 날짜는 제각각이다. 한국 광복절인 8월 15일은 일왕이 항복 선언을 한 날이다. 미국은 일본이 미주리호에서 항복 문서에 서명한 9월 2일을 기념한다. 단 국가적 공휴일은 아니다. 중국의 경우 국민혁명군 참모총장이 일본군의 항복 문서를 접수한 9월 3일을 ‘대일 전승일’로 기린다. 패전국인 독일과 일본은 각각 5월 8일과 8월 15일을 ‘종전 기념일’로 정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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