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183] 어떤 청년 정치인의 두 얼굴
입만 열면 개혁 진보 외쳤는데 알고 보니 수십억 코인 투자해대고 이 모든 게 한동훈 장관 작품이라 하더니 일주일도 안 되어 사과하고. 대선이 한창인 가운데 자기 당 후보 승리를 위해 전심 전력해야 할 선대위 온라인 소통단장이 수십억대 투자에 올인하고. 이게 사실이라면 당장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당대표가 가장 큰 배신감을 느껴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그런 반응은 아직 없다.
지금 태풍의 눈이 되어버린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흔히 같은 당 어떤 의원과 한 묶음으로 ‘덤앤더머’ 소리를 듣기도 했다. 엉뚱한 소리로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일을 종종 해왔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이맘때 법무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기초적인 사실 확인도 안 한 채 이모(李某) 교수를 ‘이모(姨母)’로 해석해 비웃음을 샀고 얼마 전에는 오스트리아를 ‘호주’라고 했다가 망신살이 뻗쳤다.
워낙 이런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된 때문인지 그에게는 동시에 ‘순진하다’는 긍정 평가도 따라다녔다. 처음 60억 코인 논란이 터졌을 때도 그래서 많은 이는 운 좋게 대박을 터트리긴 했어도 밉게 보려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확한 해명은커녕 처음에는 억지 정치 공세로 넘어가려다가 자기 당에서조차 비판 목소리가 커지자 궁지에 몰린 이 청년 정치인은 떠밀려 사과는 했다. 그러나 남은 것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의혹 덩어리다. 코인을 다루는 수준이 전문 투자가 빰치는 수준임도 드러났다.
그는 덤앤더머가 아니었다. ‘이모’ 논란이나 ‘호주’ 논란 또한 되짚어보니 그는 그런 공적인 일에는 관심이 없었고 오직 코인이었다. 이로써 그는 ‘독 안에 든 쥐’ 꼴이 되었다.
남은 것은 하나, 무슨 돈으로 투자했냐는 것인데 자기 돈이었다면 정말 전문 투자가 못지않은 정치인으로 판명 날 것이고 남의 돈이었다면 그나마 덤앤더머로 남을 수 있겠다. 바둑에서 말하는 ‘외통수’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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