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이 움직이는 데 뇌 운동량 30%가 쏠린다
뇌의 전두엽에는 손, 발 등 신체 장기 운동을 관할하는 영역이 있다. 이곳을 일차 운동 피질이라고 부르는데, 신체 장기별로 담당 구역이 따로 정해져 있다. 장기 배열 순서를 보면, 뇌 가운데 안쪽에서 발로 시작해 허벅지, 엉덩이로 이어지다가 바깥 쪽으로 가면서 팔, 손, 눈, 코, 입 혀 순으로 질서 정연하게 배치되어 있다. 이를 바탕으로 뇌 수술을 할 때, 어느 운동 기능이 손상될 수 있는지 짐작하기도 한다.
일차 운동 피질이 담당하는 구역별로 신체 부위를 갖다 붙여 넣은 지도가 피질 호문쿨루스다. 호문쿨루스는 라틴어로 작은 사람 또는 미니어처 인간을 뜻한다. 중세시대 유럽의 연금술사들이 인조 인간을 만들겠다며 쓴 용어다.
그런데 뇌피질 호문쿨루스를 보면, 손에 할당된 구역이 유난히 크다. 전체 운동 피질 영역의 약 30%를 차지한다. 서양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악수를 나누면, 각자 뇌의 30%가 접촉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손의 움직임이 가장 복잡하고, 운동신경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혀와 입술이 차지하는 영역도 매우 크다.
영국의 예술가 샤론 프라이스 제임스는 피질 호문쿨루스를 근거로 3D 조각품 호문쿨루스를 제작했다. 그랬더니 사진 속 인물처럼 손이 엄청나게 크고, 혀와 입술이 웅대한 기이한 인간이 탄생했다. 팔다리는 가늘고, 몸통은 왜소하다. 이 작품은 뇌과학을 설명할 때 자주 소개되고 있다. 인간 형태로 제작된 호문쿨루스는 영국 런던의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되어 관람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뇌는 신체와 신경 신호를 주고받으며 움직임을 제어하거나, 작동시킨다. 눈동자를 돌려 세상을 탐색하고, 얼굴 표정을 지어 감정을 나타낸다. 혀와 입술을 놀려 의사소통을 한다. 손과 혀를 담당하는 뇌 영역이 압도적으로 큰 것은 손짓 신경 쓰고, 말 조심도 하라는 뜻이지 싶다. 호문쿨루스는 인간 삶이 손과 혀에 달렸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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