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피델리스 펀드 의혹' 수사 본격화...공모 여부 주목

최의종 2023. 5. 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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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리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고소·고발장 접수 7개월 만에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고소·고발인들이 펀드 설계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만큼 경찰은 투자 대상부터 따질 전망이다.

펀드 자산운용보고서상 무역금융 기반 펀드인데도 판매사와 매입사가 같은 국적이다.

다만 경찰은 현재까지 라임CI펀드와 피델리스 펀드와 관련성은 없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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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고소·고발 7개월 만에 강제수사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과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행위, 부당권유행위) 혐의 등으로 지난 4일과 9일 피델리스자산운용과 신한은행 본사를 압수수색했다./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피델리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고소·고발장 접수 7개월 만에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운용사·판매사 공모 여부와 부실 판매 실체가 드러날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과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행위, 부당권유행위) 혐의 등으로 지난 4일과 9일 피델리스자산운용과 신한은행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신한은행 부행장 출신인 장명기 전 대표가 지난 2016년 설립한 피델리스자산운용은 싱가포르 무역회사인 에이피스가 바이어에게 받은 확정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을 운용했다. 펀드는 신한은행에서 지난 2019년 7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판매됐다. 한국투자증권도 판매했다.

코로나19로 무역 상황이 어려워져 유동성 확보가 안 돼 2021년 2·6월 만기일이 지나고도 상환이 중단됐다. 한국투자증권은 그해 6월 판매액 233억원 100% 보상했다. 1800억원 상당을 판매한 신한은행은 개별 사적 화해를 진행했으나, 일부는 지난해 9월 고소·고발장을 냈다.

피의자로는 장 전 대표와 김태균 현 피델리스 대표, 진옥동 당시 신한은행장(현 신한금융그룹 회장), 당시 신한은행 WM그룹장(부행장급) A씨 등을 고소·고발장에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접수 이후 다수의 영문 기초 자료 등을 번역하느라 진척이 늦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금액은 약 9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고소·고발인들은 투자 대상과 수익구조, 글로벌 무역금융회사 보험 가입, 판매회사 지급 보증 등 안전장치가 상품설명서와 달라 기망 당했다고 주장한다. 한국투자증권은 배상을 실시한 반면, 신한은행은 피해자들을 외면하고 있다고도 목소리를 높인다.

피의자로는 장 전 대표와 김태균 현 피델리스 대표, 진옥동 당시 신한은행장(현 신한금융그룹 회장), 당시 신한은행 WM그룹장(부행장급) A씨 등을 고소·고발장에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DB

고소·고발인들이 펀드 설계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만큼 경찰은 투자 대상부터 따질 전망이다. 펀드 자산운용보고서상 무역금융 기반 펀드인데도 판매사와 매입사가 같은 국적이다. '우량 무역업체 확정 매출채권'이라는 대상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위급할 때도 보험에 가입돼 원금 상환이 보장된다고 장담했지만 당시 보험금도 지급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보험 미가입 채권이 포함됐거나, 펀드 설정 당시 보험사가 확정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자산운용보고서 등에 따르면 가입 보험사는 해당 보험사의 자회사로서 글로벌 대형보험사라고 보기도 어렵다. 고소·고발인들은 "'신용보험사 신용등급이 삼성보다 높다'며 거짓된 정보로 투자를 권유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소·고발인은 라임자산운용 크레딧이슈어드 무역금융펀드(라임CI펀드)와 구조가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은 라임CI펀드와 관련해 기소된 바 있다. 다만 경찰은 현재까지 라임CI펀드와 피델리스 펀드와 관련성은 없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운용사와 판매사의 공모 여부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펀드 판매 당시 대표이사였던 장명기 전 대표는 1983년부터 신설 은행인 신한은행에서 근무해 부행장까지 지내 '신한맨'으로 불린다. 2003년 외환은행으로 옮겼고, 2014년 퇴직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피델리스를 제일 많이 판매한 곳이 신한은행인데, 연줄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지급 보증까지 언급하며 지나치게 안정성을 강조했다"라며 "피델리스와 신한은행과 관련성도 수사단계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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