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파푸아뉴기니 첫 방문...‘中 견제’ 방위 협정 체결

이달 하순 순방 계획 발표
남태평양서 中군사력 차단
美 해안경비대가 EEZ 순찰
미국 위성으로 해역 감시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월 19일 일본에서 열리는 G7정상회의에 참석하고 파푸아뉴기니를 거쳐 24일 호주 시드니에서 개최되는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달 하순 남태평양 섬나라인 파푸아뉴기니를 전격 방문해서 양국 간 방위·감시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남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적 확장을 차단하려는 조치이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9일~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파푸아뉴기니를 거쳐 24일 호주 시드니에서 개최되는 대중국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역대 대통령 중에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파푸아뉴기니 총리와 태평양 도서국 포럼 지도자 18명을 만나 기후변화 대응, 해양자원 보호, 포용적 경제성장 등 협력심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태평양 국가로서 미국은 태평양 도서국과 역사적이고 깊은 인적 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이번 방문은 중요한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순방기간 미국과 파푸아뉴기니 사이에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는 방위·감시 협정에 서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미국 해안 경비대가 파푸아뉴기니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순찰할 수 있게 되고, 파푸아뉴기니는 미국의 위성 보안 시스템을 활용해 해역을 감시할 수 있게 된다.

저스틴 트카첸코 파푸아뉴기니 외무장관은 “미국과 국방 협력 협정을 지난 주 마무리했고 바이든 대통령이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하면 공식 서명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불법으로 빼앗기고 있는 해양 자원을 이번 협정을 통해 지킬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파푸아뉴기니 총리실은 바이든 대통령이 호주로 가는 길에 파푸아뉴기니 수도 포트모르즈비에 들러 3시간 정도 머물 예정이라고 지난 달 밝힌 바 있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패권경쟁은 아시아를 넘어 남태평양으로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중국이 작년 4월 남태평양 도서국인 솔로몬제도와 질서유지를 위한 중국 해군 파견 등을 담은 안보 협정을 맺고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이 남태평양에 탄도미사일 기지까지 구축할 경우 주변 해상항로가 차단되고 미국, 호주, 뉴질랜드 안보에 상당한 위협이다.

이에 맞서 미국은 작년 9월 워싱턴DC에서 미국·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를 열고 8억 달러 규모의 경제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또 미국 국무부는 올해 2월 솔로몬제도에 대사관을 30년 만에 재개관했고, 조만간 통가에 새로운 대사관을 개설하는 등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