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도 비쌀수록 잘 팔려…도요타 제치고 현대차 질주
10일 매일경제가 각 완성차 그룹의 올해 1분기(1~3월) 경영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이 가장 높은 곳은 폭스바겐그룹(7조777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그룹(7조5526억원)과 BMW그룹(7조2737억원), 현대차그룹(6조4667억원), 도요타그룹(6조580억원) 순이었다. 영업이익을 공개하지 않은 스텔란티스와 르노·닛산·미쓰비시연합은 이번 분석에서 제외했다.
각 그룹별로 보면 폭스바겐그룹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줄었다. 폭스바겐그룹은 원자재 헤징으로 인한 부정적인 가치평가 효과를 제외하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약 9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5% 늘었다고 설명했다.
BMW그룹은 1분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소폭 줄어든 와중에도 실적이 개선됐다. 이는 BMW 라인업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모델의 판매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대표적으로 고성능 브랜드인 M 판매량은 4만6430대로 작년 1분기보다 18.9%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은 고가 브랜드 전략에 힘입어 실적이 좋아졌다. 현대차그룹은 고가 라인업을 확충하고, 각종 편의사양(옵션)을 ‘기본화’해 차량 한 대당 평균 판매 가격을 높였다. 여기에 미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동급 세단 모델에 단가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비중을 확대했다. 현대차그룹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10.5%로, 벤츠·BMW·테슬라 등과 함께 두 자릿수 이익률을 달성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1분기 성적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부진한 중국 실적이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급격한 전동화를 계기로 성장세가 가팔라진 현지 기업이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분기에 영업이익 기준 세계 3위를 기록했던 GM이 올해 6위로 떨어진 게 단적인 사례다. 올해 1분기 GM의 전 세계 판매량은 약 138만4000대로 지난해 1분기(142만7000대)보다 3% 감소했다. 미국 판매는 1년 새 18% 늘었지만, 중국 판매는 25%나 급감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전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폭스바겐그룹도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폭스바겐그룹의 지난해 1분기 중국 판매는 76만5000대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60만9000대로 20% 줄었다.
도요타그룹도 중국 시장에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도요타그룹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중국 시장 성적을 별도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올해 들어 현지 기업인 BYD에게 중국 시장 내 2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도요타는 중국에서만 230만 여대를 판매했다. 이는 도요타 글로벌 판매 대수의 23%에 해당한다. 도요타는 주요 완성차 그룹 중 전기차 전환에 가장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탓에 전기차 시장이 팽창하고 있는 중국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중국 전기차 판매 1위 기업인 BYD는 올해 1분기에 매출 22조4388억원, 영업이익 9894억원을 기록했다. BYD의 매출·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각각 77%, 391% 뛰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 일찍이 쓴맛을 봤던 경험이 되려 전화위복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시장 내 현대차그룹의 판매량은 2016년 179만여 대에서 지난해 약 34만대로 6년 새 80% 줄었다. 현대차그룹은 신시장 개척으로 중국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일본 자동차 업체가 장악한 인도·동남아시아 등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다시 중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이자 전기차 산업이 팽창하고 있는 중국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는 계산이다. 기아는 올해 EV6 출시를 시작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과 현지 전략형 모델로 중국 시장 재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약 8만9000대에 그쳤던 중국 판매량을 올해 17만대 수준으로 92%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중국 판매량을 지난해 약 25만4000대에서 올해 30만6000대로 21% 늘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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