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고객이 2천만 육박?…이것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쿠팡이 1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 58억53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를 지난 1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인 1275.58원을 적용해 산출하면 7조3990억원이다. 같은 기준으로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억677만달러(약 1362억원), 당기순이익은 9085만달러(약 1160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다.
쿠팡은 예상보다 빠르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배경은 ‘락인효과(잠금효과)’로 설명된다. 쿠팡은 지난 1분기 기준으로 활성고객수가 1901명을 기록하며 2000만명 돌파를 앞뒀다. 활성고객은 해당 기간 동안 한번이라도 특정 플랫폼에서 제품을 구매한 사람을 말한다. 쿠팡의 활성고객은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을 이룬 뒤로도 약 1800만명 안팎에서 정체됐다. 쿠팡은 2019년 유료 회원제인 ‘와우멤버십’을 도입한 뒤 월 2900원을 유지하다 2021년 12월부터 4990원으로 인상했다. 이 결과 쿠팡은 수익성을 개선했지만 그만큼 신규 활성고객의 유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가운데 쿠팡이 우려를 딛고 지난 1분기 활성고객이 전년 동기 대비 5% 늘어나면서 1900만명을 돌파한 것은 의미부여가 가능한 대목이다. 다양한 상품을 소비자가 경험하고 이를 통해 트래픽을 유발해 판매자를 끌어모으고 다시 상품수를 늘리는 이른바 ‘아마존식 선순환’을 구축한 것이다. 유통업계가 쿠팡의 생태계가 이미 선순환에 접어든 만큼 올해 연간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여전히 대부분의 유통시장은 오프라인 기반으로 가격이 비싸며 제품 선택이 제한적”이라면서 “쿠팡은 고객에게 폭넓은 상품군, 저렴한 가격, 탁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비교 불가한 정도로 투자했다”고 밝혔다.
특히 쿠팡은 판매자들과 ‘로켓그로스’를 통해 상생 구조를 정착한 것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로켓그로스’는 쿠팡에 입점한 판매자가 쿠팡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만 하면 보관·재고관리·포장·배송·반품을 모두 쿠팡이 담당하는 서비스다. 판매자와 소비자를 중개하기만 하고 별다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다른 오픈마켓과 뚜렷이 구별되는 지점이다. 쿠팡이 직매입한 제품을 다음날에 배송하는 ‘로켓배송’의 문턱을 낮춰 입점 업체들 또한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면서 ‘쿠팡 유니버스’를 완성했다는 평가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로켓그로스’를 통한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90% 늘었고 지난 1분기 매출 가운데 7%, 전체 제품 판매량에서는 4% 비중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쿠팡의 대만 진출 또한 점차 성장궤도에 오르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대만 시장에 진출했는데 한국과 유사한 형태로 로켓배송과 로켓직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쿠팡 어플리케이션은 최근 대만에서 다운로드 1위를 달성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범석 창업자는 “쿠팡은 아주 작은 규모에서 시작해 엄격히 테스트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확신이 드는 기회에 투자를 늘린다”면서 “대만 사업은 초기 단계지만 현재로는 가능성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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