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색출도 美中 경쟁...짙어지는 냉전 징후
[앵커]
최근 미국과 중국이 간첩 색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거대 국가권력의 안보 논리에 개인의 자유를 침해받는 냉전 시대의 징후가 되살아나는 분위기입니다.
베이징 강정규 특파원입니다.
[기자]
정복 차림의 중국 국가안전국 요원들이 쑤저우에 있는 미국 자문 업체에 들이닥칩니다.
방송 카메라까지 대동한 공개 압수수색을 통해 공정한 법 집행이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 회사가 중국의 산업 기밀을 캐내 외국에 팔아넘겼다는 혐의입니다.
[상하이 국가안전국 간부 : 전문가들은 컨설팅 회사가 제시한 많은 보수에 매료돼 국가 기밀까지 누설하면서 범죄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지난 3·4월 베이징과 상하이에 있는 미국 자문 회사들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2014년 방첩법이 발효된 이후 중국 공안에 체포된 일본인은 모두 17명.
지난해 2월엔 중국 언론인이 일본 외교관과 식사 중에 연행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이것도 모자라 중국은 지난달 26일 간첩 활동의 범위를 대폭 넓힌 방첩법 수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중국 관영 CCTV 보도 (지난달 26일) : '중화인민공화국반간첩법'은 2023년 7월 1부터 시행됩니다.]
간첩 색출 경쟁에 먼저 불을 댕긴 건 미국 쪽입니다.
2020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산업 기술 탈취를 막겠다며 중국인 유학생들의 입국을 제한했고,
간첩으로 의심되는 중국인 천여 명의 비자발급을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뉴욕 시내 중국 비밀경찰 2명과 '댓글 부대' 요원 34명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중국산 SNS '틱톡'의 정보 유출 논란은 미 의회 청문회로도 이어졌습니다.
[추쇼우즈 / 틱톡 CEO (지난 3월) : 중국 정부가 데이터에 접근한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고 중국 정부가 요청한 적도 없습니다.]
2018년 화웨이 창업주의 딸 구금 논란의 앙금이 남아 있는 중국과 캐나다는 최근 간첩 혐의로 외교관을 맞추방하기도 했습니다.
거대 국가 권력의 냉전식 안보 논리에 기업의 경제 활동은 물론, 개인이 일상의 자유를 누릴 공간마저 갈수록 좁아 지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강정규입니다.
YTN 강정규 (liv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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