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최고위원 리스크’ 뒤늦게 해소…중징계 김재원은 ‘불복’ 가능성

조미덥·조문희 기자 2023. 5. 10.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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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처분 소송으로 뒤집기 불발 땐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관측

국민의힘은 10일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에게 각각 당원권 정지 1년·3개월의 중징계를 내려 그간 당을 짓눌러 온 ‘최고위원 리스크’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념적으로 편향됐다는 인식을 주고 특정 지역(광주·제주)에 악재가 된 발언들과 거리를 두게 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전당대회 후 징계까지 2개월이나 걸렸다는 점에서 너무 늦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직후부터 두 사람 설화에 시달렸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3월12일 사랑제일교회를 찾아 전광훈 목사에게 ‘5·18 헌법 전문 수록 반대’ 발언을 한 데 이어 ‘전광훈 목사 우파 진영 천하 통일’ ‘제주 4·3은 격이 낮은 기념일’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수석최고위원인데도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지금까지 16번의 최고위 회의 중 6번만 참석했다. 태 최고위원은 ‘제주 4·3은 북한 김일성 지시’ 발언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을 사이비 종교단체 JMS에 빗대 문제가 됐고, 최근 본인 음성이 언론에 공개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 공천 개입 논란을 일으켰다.

징계대로라면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내년 총선에 출마할 수 없다. 당내에선 대구·경북(TK)에서 출마를 준비해 온 김 최고위원이 징계취소 가처분 소송으로 뒤집기를 시도하고 안 되면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태 최고위원은 대통령실 공천 개입 의혹을 불러와 친윤석열계에서 ‘손절’하는 분위기였지만 이날 윤리위를 앞두고 최고위원에서 자진사퇴한 점이 감안돼 징계 수위가 크게 낮아졌다. 징계 기간을 마치고 공천에 도전할 불씨도 남겼다.

국민의힘은 김 최고위원 자리를 ‘사고’로 비워두고, 당헌에 따라 30일 내에 당 전국위원회를 열어 자진사퇴한 태 최고위원을 대신할 새 최고위원을 뽑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보궐선거를 안 하고 태 최고위원 자리를 비워두자는 의견도 낸다. 내년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 또다시 당내 선거에 관심이 쏠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범생 스타일의 김기현 대표가 당헌을 따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후보로는 영남 쏠림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유일한 호남 현역인 재선 이용호 의원과 지난 전당대회에서 간발의 차로 최고위원에 낙선한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 등이 거론된다. 비윤계로 전대에 나섰던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은 새 최고위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조미덥·조문희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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