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공’이 돌아왔다
시작하자마자 문선민 선제골
백승호, 2골 넣으며 쐐기 박아
김두현 감독대행 첫 승리 신고
감독대행 체제인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의 절실함이 수원 삼성에 앞섰다. 수원은 새 감독 부임 후 선수들의 파이팅을 기대했지만 무기력한 모습으로 홈팬들을 실망시켰다.
전북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K리그1 수원과의 1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백승호의 멀티골 등을 앞세워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김상식 감독 사퇴 후 김두현 수석코치의 대행 체제인 전북은 3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면서 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만들었다. 시즌 4승째(2무6패)를 거둔 전북은 승점 14점을 쌓아 10위에서 단숨에 7위까지 뛰어올랐다.
이날 경기는 시즌 초반 사령탑 교체 카드를 꺼내든 팀들 간 대결로 이목을 끌었다. 수원은 지난해 선임했던 수원 레전드 출신 이병근 감독을 지난달 경질하고, 김병수 전 강원FC 감독을 선임하며 남은 시즌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전북은 김상식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김두현 대행 체제에서 새 감독을 물색하고 있다.
수원은 김 감독 데뷔전 직전 경기인 지난 5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시즌 개막 후 11경기째 만에 첫 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전북도 직전 FC서울과의 경기에서 무승부(1-1)에 그쳤지만, 김상식 감독 시절보다 올라온 경기력으로 부활의 희망을 보였다. 또 두 팀 모두 하위권 탈출을 위해 승점을 빨리 쌓아야 하는 만큼 치열한 승부가 예상됐다.
수원 홈팬들은 새 감독에 대한 기대감을 뜨거운 응원으로 보여줬다. 수원 서포터스는 응원가 ‘나의 사랑, 나의 수원’을 열창하며 김 감독을 반겼다.
승리를 염원하는 홈팬들의 기대와 달리 선제골은 경기 시작하자마자 전북에서 나왔다. 전북은 1분도 안 돼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왼쪽 풀백으로 나선 맹성웅이 왼쪽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던 문선민에게 길게 패스했고, 문선민이 오른발로 먼 골대를 보고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은 최전방 공격수 뮬리치의 제공권을 최대한 활용해 경기를 풀어나가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오히려 전북이 다시 왼쪽 측면을 흔들며 다시 골을 넣었다. 전반 42분 왼쪽 코너를 돌파한 문선민이 수비를 제친 뒤 크로스를 올렸고, 하파 실바가 떨군 공을 백승호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해 추가 득점을 올렸다.
수원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뮬리치와 오른쪽 윙어로 나선 김태환을 각각 안병준, 류승우로 교체하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앞서 전반전에 왼쪽 윙어로 교체 투입된 바사니가 부상으로 후반 시작 9분 만에 들것에 실려나가면서 공격에서 파괴력이 떨어졌다.
수원, 불투이스 퇴장으로 자멸
김병수 감독 체제 불안한 출발
수원은 수비마저 무너지며 자멸했다. 센터백 불투이스가 후반 21분 페널티 바깥 지역에서 불필요한 태클을 했고, 경고 누적으로 퇴장했다. 전북은 불투이스의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을 바로 득점으로 연결하며 수원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백승호는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오른발로 강하게 감아 차 3-0으로 달아나는 쐐기 골을 넣었다. 시즌 1·2호골을 터뜨린 백승호는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승장 김두현 감독대행은 경기 후 “사이드백의 부재에도 훈련 집중도가 높아 잘할 거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승리로 희망을 보여준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완패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김병수 감독은 “빠른 실점이 영향이 컸던 것 같다”며 “압박하는 위치가 높았고 오래 볼을 소유하지 못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패인을 짚었다.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홈팀 제주 유나이티드가 인천 유나이티드에 2-0으로 이겼다. 대전에서는 홈팀 대전 하나시티즌이 수원FC를 2-1로 제압하며 3위로 뛰어올랐다.
수원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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