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中 주도 ‘일대일로’ 탈퇴 의사 미국에 전달

[로마=AP/뉴시스]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로마 영빈관(빌라 마다마)에서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부총리(가운데 오른쪽)과 허리펑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가운데 왼쪽)이 양국을 대표해 일대일로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고 악수하고 있다. 양측에는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박수를 치고 있다. 2019.03.23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이탈리아가 중국이 주도하는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 '일대일로(一帶一路)'에서 연내 탈퇴하겠다는 뜻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중앙통신과 동망(東網) 등이 10일 보도했다.

매체는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과 외신 등을 인용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지난주 로마에서 열린 회의에서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 "아직 최종 결정이 나지는 않았지만 정부로선 일대일로 이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탈리아는 주세페 콘테 총리 시절인 2019년 주요 7개국(G7) 가운데 유일하게 일대일로 협정(BRI)에 서명했다.

탈퇴 절차를 밟지 않으면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가 협정은 2024년 자동 갱신된다.

이탈리아는 유럽 대부분 국가와 마찬가지로 미중 간 긴장이 고조하는 와중에 미국을 지지해야 하는 처지에 몰리고 있다.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편을 계속 들고 있는 점도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유럽 각국은 무역과 투자에서 중국과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균형 유지에 부심하고 있다.

관계 소식통은 멜로니 총리와 매카시 하원의장 간 논의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미국이 이탈리아에 일대일로에 대한 입장을 공공연히 천명하고 탈퇴하도록 적극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멜로니 총리 측은 중국의 경제보복을 우려해 이탈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과 시기 결정을 계속 협의하는 중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탈리아가 오는 19일 히로시마에서 개막하는 G7 정상회의 이전에 일대일로 탈퇴를 공표할 가능성은 작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이탈리아가 일대일로 협력의 잠재력을 더욱 활용하고 전반적으로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견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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