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지도부 당분간 '7인 체제'로 간다…태영호 빈자리엔 누구?
"남은 지도부 심기일전해 총선 승리에 한 뜻 매진"
(서울=뉴스1) 한상희 이밝음 기자 =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과 태영호 전 최고위원이 10일 각각 당원권 정지 1년, 당원권 정지 3개월 처분을 받으면서 당 지도부가 출범 두 달 여만에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절반에 가까운 2명이 공석이 됐다.
당 지도부는 자진 사퇴를 한 태 전 최고위원의 후임을 선출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7인 체제'로 유지될 전망이다. 특히 김 최고위원의 경우 내년 5월까지 직무만 정지될 뿐 최고위원직은 유지할 수 있어 최고위원 공석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현재 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과 최고위원 6인(선출직 5명·지명직 1명) 등 9인 지도부 체제다. 이 중 태 전 최고위원이 이날 당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심의를 앞두고 자진 사퇴를 하면서 '궐위' 상태가 됐다.
국민의힘 당헌 제27조 3항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이 궐위 상태가 되면 30일 안에 전국위원회를 열어 새 최고위원을 선출해야 한다.
다음 달 초까지 궐석을 채워야 하는 만큼 6월 둘째 주 전 보궐선거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 선출된 최고위원 임기는 태 전 최고위원의 잔여 임기인 2025년 3월까지다.
전국위는 당대표와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에 상임고문, 사무총장, 시·도당 위원장, 당 소속 국회의원 및 시·도지사 등 1000명 이내로 구성된다.
최고위에서 최고위원 보궐선거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의결하면 후보 등록과 선거운동 기간 등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후 전국위 소집을 의결하는 과정을 거쳐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당장 11일 최고위 회의가 열리는 만큼 11일 또는 다음 주 최고위에서 전국위 소집을 의결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당 기조국 관계자는 "내부 논의를 통해 전국위 소집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규 제52조에는 '선출직 최고위원 궐위로 인한 보궐선거는 최고위원 선출규정을 준용하되 위원회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어 지도부가 다른 방식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기본적인 보궐선거로 치를 경우 후보 등록, 선거 운동 등의 선출 과정이 그대로 진행된다"며 "또는 지도부가 후보 1~2명을 올려 가부를 묻는 방식으로 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 당원이 참여하는 전당대회와 달리 이번 보궐선거는 전국위원들만 투표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지도부 의중'이 크게 반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지난 전대 당시 낙마한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과 같은 친윤(친윤석열)계 인사의 재도전도 거론된다.
반면 총선을 고려, 중도층을 안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비윤(비윤석열)계 및 호남에 지역구를 둔 이용호 의원 등 비영남계 인사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현 지도부는 김기현 대표(울산),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등의 '친윤·영남권 체제'다.
문제는 김 최고위원이다. 당원권 정지 1년은 '궐위'가 아닌 단순 직무 정지인 만큼 후임 최고위원 선출이 불가능하다. 김 최고위원이 끝까지 자진사퇴를 하지 않을 경우, 내년 5월 복귀 때까지 1년 동안 '8인 지도부' 체제가 이어지는 셈이다.
김 최고위원이 윤리위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윤리위에 재심을 청구하거나 계속 당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낼 경우 윤리위가 추가 징계를 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김 최고위원의 입장을 보면 반발 여지는 작아 보인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저를 지지해 주신 당원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앞으로도 당과 나라에 보탬이 되는 일을 찾아서 계속하겠다"고 썼다.
지도부는 그간의 혼란을 수습하고 당을 안정시켜 내년 총선 승리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도부 핵심 인사는 뉴스1과 통화에서 "윤리위 결정 등으로 최고위원 공백이 생긴 점은 매우 안타깝지만 국민 눈높이에 어긋난 언행으로 당의 위신을 추락시켰을 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심판받을 수 있도록 도덕적 기준을 높게 세운 점은 평가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남은 지도부가 더욱 심기일전해 실력있는 집권당의 면모를 갖추고 총선 승리를 위해 한 뜻으로 매진한다면 일부 공백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대표는 조만간 태 전 최고위원과도 만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날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구성원인데 태 (전) 최고위원과 만나서 얘기를 좀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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