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송전망·군기밀 수집"...전 민주노총 간부 4명 구속 기소
[앵커]
검찰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민주노총 전직 간부 4명을 구속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들은 청와대 송전망과 미군기지 관련 중요 정보를 빼돌리는 등 백여 차례에 걸쳐 북한 지령을 받고 보고한 혐의를 받습니다.
권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동상 오른쪽 계단 앞에 서 있다가 10시가 되면 물을 마셔라. 손에 들고 있는 선글라스를 손수건으로 두세 번 닦으며 화답해라."
마치 첩보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 지령은 지난 2019년, 북한 공작원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민주노총 간부 A 씨를 만나기 위해 만든 일종의 암구호입니다.
검찰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한 피의자는 민주노총 전 조직쟁의국장 A 씨를 포함해 모두 4명입니다.
모두 민주노총 간부 출신으로 지하조직을 결성하고 정권 퇴진과 반미 투쟁을 주도하려 했다는 겁니다.
검찰은 A 씨의 경우 지난 20년 동안 청와대 송전망과 평택 미군 기지 등 국가 중요 정보를 빼돌려 북한에 보고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광현 / 수원지방검찰청 인권보호관 : 국가 기관의 송전선망을 마비시키기 위한 자료나 평택 2함대 사령부, LNG 저장 탱크 배치도를 수집하라는 지령을 받아 일부 이행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김정은 위원장을 "총회장님"으로, 북한 문화교류국은 '본사', 지하조직은 '지사'로 부르는 등 음어를 사용했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을 접촉할 땐 유튜브 댓글을 주로 이용했습니다.
특정 영상의 링크를 공유한 뒤 접선이 가능하면 '토미홀', 접선이 어려우면 '오르막길'이라는 단어를 넣어 댓글을 쓰는 식인데, 이런 접선 방식을 적발한 건 처음이라는 게 검찰의 설명입니다.
[이재만 / 수원지방검찰청 공공수사부 부부장 : 다 북의 지령에 의해서 하나하나 영화 시나리오처럼 어떤 곳에 가서는 어떻게 하고 다 정해주고 그에 따른 접선이 이뤄진 걸 최초로 확인한 사안으로.]
북한이 최근 5년 동안 보낸 지령문은 모두 102회에 달합니다.
이들은 또 5단계를 거쳐 공작 대상을 포섭하는 등 세력 확장을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지하 조직에 침투한 세력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국정원과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입니다.
민주노총은 일부 조직원의 개인적인 일탈일 뿐이라며 선을 긋고, 수사 기관을 앞세워 노동계를 탄압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YTN 권준수입니다.
영상편집 : 김혜정
그래픽 : 이상미
YTN 권준수 (kjs8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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