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할매들, 우크라에 보내는 ‘희망 편지’

배소영 2023. 5. 10.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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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을 바라보는 늙은 할매라서 우크라이나를 돕지 못해 미안합니다. 마음만은 누구보다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찾아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6·25전쟁을 겪은 경북 칠곡 할머니들이 전하는 희망의 편지가 칠곡할매글꼴 영문 글씨체를 통해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전달된다.

앞서 칠곡 할머니들은 마을 경로당에 모여 전쟁의 고통을 겪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로하고자 편지를 썼다.

칠곡군은 편지를 칠곡할매글꼴 영문 글씨체로 번역해 오는 15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전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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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겪은 50여명 평화 기원
“어린이들 씩씩하게 성장하길”
15일 우크라 대사관 전달키로

“아흔을 바라보는 늙은 할매라서 우크라이나를 돕지 못해 미안합니다. 마음만은 누구보다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찾아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6·25전쟁을 겪은 경북 칠곡 할머니들이 전하는 희망의 편지가 칠곡할매글꼴 영문 글씨체를 통해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전달된다. 칠곡군은 일흔이 넘어 한글을 깨친 할머니 50여명이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염원하는 편지를 작성해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전달한다고 10일 밝혔다.
9일 경북 칠곡군 왜관읍 왜관8리 달오경로당에서 할머니들이 편지를 쓰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앞서 칠곡 할머니들은 마을 경로당에 모여 전쟁의 고통을 겪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로하고자 편지를 썼다. 이 할머니들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이 씩씩하게 성장하길 바란다”면서 “전쟁의 아픔을 겪은 한국도 잿더미 속에서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는 희망의 메시지도 전했다.

칠곡군은 편지를 칠곡할매글꼴 영문 글씨체로 번역해 오는 15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전달하기로 했다. 칠곡할매글꼴은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뒤늦게 한글을 깨친 다섯 명의 칠곡 할머니가 넉 달 동안 종이 2000장에 수없이 연습한 끝에 완성한 글씨체다. 영어를 배운 적이 없는 할머니들은 가족과 강사의 도움을 받아 그림 그리듯 알파벳을 써가며 칠곡할매글꼴 영문 글씨체를 완성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새해 신년 연하장에 칠곡할매글꼴을 사용했다. 1월에는 할머니들을 서울 용산구 소재 대통령실에 초청해 김건희 여사와 함께 접견하기도 했다. 칠곡할매글꼴은 한컴오피스와 MS워드, 파워포인트에 정식 글씨체로 등록됐다. 대형 글판이나 플래카드 등 사회 곳곳에서 쓰이고 있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 관계자는 “전쟁의 아픔을 잘 알고 있는 할머니들로부터 큰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희망의 편지는 본국으로 보내 국민과 함께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칠곡=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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