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경상수지 가까스로 흑자전환
서비스수지 적자폭 커지며
하반기 경기반등 낙관론 흔들
KDI "올해 경상수지 흑자
160억달러에 그칠 수도"
3월 경상수지가 3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늘어난 해외 배당수입이 상품과 서비스수지 부진을 보완하며 지난 1~2월 연속 적자에서 벗어난 셈이다. 그러나 교역을 둘러싼 환경이 여전히 어두워 향후 판세를 낙관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은 이미 연간 경상수지 흑자규모 전망을 대폭 낮추며 경상수지 부진이 연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을 의미하는 경상수지 부진이 계속되면 하반기 경기가 반등할 것이란 한국은행 등 경제당국의 낙관적 예측이 빗나갈 것이란 목소리도 점점 힘을 얻고 있다.
10일 한은은 3월 경상수지가 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사상 최대 규모인 42억1000만달러 적자, 2월 5억2000만달러 적자를 낸 뒤 반등한 것이다. 다만 흑자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억달러 감소했다.
상품과 서비스수지의 동반 적자를 기록한 반면 배당소득을 포함한 본원소득수지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었다. 본원소득수지는 국내 기업 해외법인의 배당이 많아 국내로 유입된 자산이 커지며 36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는 수출이 수입보다 더 크게 감소하며 11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564억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나 줄어들었다. 글로벌 경기 회복, 정보통신(IT) 업종 부진 등에 따라 반도체(-39.7%), 화공품(-17.3%), 석유제품(-16.6%) 등에서 수출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수출은 전년 동월 기준 6개월 연속 감소세다.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줄어들어 575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입은 원자재, 자본재, 소비재가 각각 -10%, -2.4%, -1.2% 감소했다. 서비스수지 역시 19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줄어들었던 해외 여행이 다시 늘면서 출국자 수가 입국자 수보다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3월 반등에 성공했지만 1분기 경상수지가 44억6000만달러 적자로 2012년 1분기(-12억9200만달러) 이후 11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향후 흐름은 밝지 않다. 우선 4월엔 국내 기업들의 외국인배당 시즌이 돌아와 적자 가능성이 크다. 2020~2022년 월별 경상수지는 최소 27억달러에서 최대 32억달러 적자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수출액도 496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4.2% 줄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반도체 경기 관련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반도체 경기가 저점에 근접했다며 본격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KDI는 보고서에서 "반도체 수요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컴퓨터와 모바일기기의 교체 주기를 감안하면 올해 2~3분기 반도체 경기 저점에 근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반도체 수출 물량이 10% 감소하면 국내총생산(GDP)은 0.78% 줄어고, 반도체 가격의 경우 20% 하락하면 GDP는 0.15% 감소한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수출 물량 10% 감소와 가격 20% 하락이 겹친다면 GDP는 0.93% 줄고 민간소비는 0.6% 감소한다는 것이 KDI의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초 한은이 예상한 연간 기준 260억달러 흑자 규모도 달성하기가 어렵게 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3월 올해 경상수지가 145억달러 흑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KDI 역시 당초보다 115억달러 하향한 160억달러에 그친다고 봤다.
[양세호 기자 / 류영욱 기자 /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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